시중은행들이 2016년 지점 통폐합에 나설 예정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뱅킹과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어 손님들이 자주 찾지 않는 지점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은 내년에 통폐합 방식으로 지점 등 100곳 이상의 점포를 정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2016년 영업범위가 중복된 점포와 저수익 점포를 적극적으로 통폐합하거나 축소운영하기로 했다. 문을 닫게 될 점포의 절반가량은 인구가 밀집한 서울·수도권 지역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점포 1169개를 보유한 NH농협은행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약체 점포' 20개 정도를 줄일 계획이다. 다만 위례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신개발지역과 지방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10곳의 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전국에 933곳의 점포를 두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으로 영업범위가 중복된 점포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실적이 좋지 않은 적자 점포를 중심으로 내년에 23곳을 더 줄일 예정이다. 896곳의 점포를 보유한 신한은행은 구체적인 조정안을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 점포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이 영업점포를 줄이는 이유는 은행 거래의 패러다임이 모바일 쪽으로 급속히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는 은행고객이 누적 기준으로 6000만 명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뱅킹 고객 수는 2013년 말 3700만명 수준이었다가 작년 1분기에 4000만명, 올 1분기에 5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급증세를 보였다. 내년에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출범하면 이런 추세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반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비해 모바일 전문은행을 이미 선보이거나 신설을 검토하는 등 영업방식을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영업점보다 모바일 채널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