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국내야구는 한마디로 '다사다난'했다. KBO리그 초중반까지는 대전발 김성근 야구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삼성 라이온즈는 페넌트레이스 5연패 대업을 이뤘지만 '해외 원정 도박'이란 날벼락을 맞고 한국 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 덜미가 잡혔다. 결국 페넌트레이스 3위 두산은 14년 만에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최약체라는 우려 속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에서 일본과 미국을 차례로 무너트리며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총 700억원이 넘는 FA(자유계약선수) 광풍이 몰아쳤다.
올해 굵직한 야구사의 중심에서 가장 빛난 인물 5명을 골랐다.
①김현수
김현수에게 2015년은 모든 걸 다 이룬 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소속팀 두산 베어스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견인했다. 3위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NC와의 PO 그리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차례로 승리하고 정상에 올랐다. 김현수는 4번 타자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주었다. 또 그는 11월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 '프리미어 12'에서 부동의 3번 타자로서 한국의 우승과 함께 대회 MVP에 선정됐다. FA 김현수의 주가는 치솟았다. '한미일'이 모두 김현수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했다. 그는 최근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총액 700만달러(약 83억원)에 사인하고 귀국했다. 김현수는 내년 1월 결혼한다.
②테임즈
NC 다이노스 외국인 선수 에릭 테임즈는 대기록으로 '이방인'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KBO리그 최초로 한시즌에 47홈런-40도루를 기록, '40-40'을 달성했다. 성실한 훈련 자세와 깨끗한 매너까지 보여주면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런 테임즈는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친 토종 거포 박병호까지 뛰어넘었다. 타이론 우즈(1998년) 다니엘 리오스(2007년)에 이어 KBO리그 역대 세번째로 외국인 선수 페넌트레이스 MVP라는 최고의 영예가 돌아갔다. 또 테임즈는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에서도 박병호를 제치고 황금장갑을 받았다.
③김인식
김인식 야구대표팀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돌아와 한국 야구의 매서운 맛을 전 세계에 재각인시켰다. 모두가 힘들다고 했지만 그는 대표팀을 프리미어 12 초대 우승으로 이끌었다. 적지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선 9회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 올해 한국 야구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한국 야구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에 밀렸지만 단 한 번 잡은 기회를 기적 처럼 살려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인식 감독에겐 '단기전 마스터'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는 선수들의 장점을 짧은 기간에 최대치로 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또 '매의 눈'으로 투수 교체를 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④김성근
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잡고 KBO리그로 컴백한 김성근 감독은 시즌 내내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가 보여준 야구는 절박함 그 자체였다. 오늘의 승리를 위해 전력의 대부분을 쏟아부었다. 권 혁 박정진 등 일부 선수들에 대한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한화는 그토록 원했던 가을야구를 하기에는 조금 모자랐다. 시즌 말미, 최대 승부처에서 전력이 달렸다. 6위로 아쉽게 탈락.
하지만 김성근 감독과 한화는 올해 시즌 초중반까지 KBO리그의 흥행을 이끈 주인공임에는 틀림없다.
⑤박석민
박석민은 올해 KBO리그 FA 역사에 한줄을 썼다. 대구 출신으로 친정 삼성 라이온즈를 박차고 나가 창원 연고 NC 다이노스의 손을 잡았다. 역대 FA 최고액인 96억원에 사인했다. 박석민은 2년 연속 골든글러브(3루수)까지 받았다. 상을 받고 의미가 남다른 눈물까지 쏟았다.
박석민은 최고의 대박으로 돈방석에 앉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못했다. 일부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오버 페이' 논란과 함께 친정 삼성팬들로부터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