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가 전주 KCC의 홈 9연승을 저지했다.
LG는 24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KCC와의 원정 경기에서 98대94으로 승리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맞붙었다. 안드레 에밋(KCC)과 트로이 길렌워터(LG). 길렌워터는 전날까지 평균 득점이 26.81로 이 부문 1위다. 최하위로 처진 팀에서 매 경기 원맨쇼를 펼친다. 에밋의 존재감도 이에 못지 않다. 평균 득점은 22.15점. 득점을 쌓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둘의 활약은 4라운드 들어 더 눈부시다. 길렌워터가 32.8점으로 1위, 에밋이 30.5점으로 2위다. 추승균 KCC 감독은 "둘 모두 파워가 엄청나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듯 해도 순간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길렌워터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보다 힘이 좋다고 한다. 에밋도 상체 근육이 발달해서 웬만한 선수를 힘으로 밀어낸다"고 했다.
전반까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에밋이 묘기에 가까운 플레이로 LG 골밑을 공략했고, 길렌워터도 하승진과 힐을 상대로 득점을 쌓았다. 에밋이 22점, 길렌워터는 16점. 점수 차도 45-41, KCC가 근소하게 앞선 채 2쿼터가 끝났다.
한데 3쿼터 들어 변수가 생겼다. 길렌워터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것이다. 추승균 감독이 에밋, 힐을 모두 내보낸 반면 김진 LG 감독은 샤크 맥키식만 출전시켰다. 1,2쿼터 길렌워터가 19분59초를 뛴만큼 체력 안배 차원의 조치인 것으로 보였다. 가뜩이나 길렌워터는 그동안 출전시간이 너무 많아 '극한직업'이란 얘기까지 들은 터였다.
여기서 의외의 상황이 발생했다. LG가 토종 선수들의 활약으로 3쿼터 막판 경기를 뒤집었다. 높은 궤도로 유명한 김영환은 3점슛 3개로 9점을 넣었다. 날쌘돌이 유병훈도 4점을 기록했다. 샤크마저 7점. LG가 69-67로 앞선 채 4쿼터에 돌입했다. 의외였다.
4쿼터는 다시 진검승부였다. 길렌워터가 투입돼 공격을 주도했다. 푹 쉰 그는 한 결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다. 경기 종료 7분59초 전, 6분52초 전 잇따라 미들슛을 성공시켰다. 6분20초를 남기고는 하승진을 앞에 두고 레이업슛을 올려 놓은 뒤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또 5분25초 전에도 3점슛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유투 3개를 얻어냈다. 이에 맞선 에밋도 7분39초 전 하이포스트에서 감각적인 슛으로 득점을 추가해 맞불을 놓았다. 협력 수비를 이겨내는 개인 능력은 단연 최고였다.
그런데 경기 종료 4분8초 전. LG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승진과 리바운드 싸움을 하던 길렌워터가 5반칙 퇴장을 당한 것이다. 시소 게임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KCC가 유리해 보였다. 에밋을 막을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3쿼터 때처럼 토종 선수들이 다시 힘을 냈다. 정성우, 김영환, 김종규가 잇따라 득점에 성공했다. 종료 2분14초 전 양 팀의 점수는 91-81. LG가 끝내 상대 추격을 뿌리치고 연패를 끊었다. 단신 선수 샤크가 경기 막판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전주=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