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셀프디스는 있었고, 사과는 없었다.
23일 오후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내 방의 품격'이 첫 전파를 탔다. '내 방의 품격'은 지난 해 음주운전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키고 자숙중이던 노홍철의 본격적인 방송 복귀작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이다.
노홍철에 대한 여론을 신경쓴 듯 방송 초반 긴장한 모습으로 혼자 대기실에 있는 노홍철의 모습을 보여줬다. 노홍철은 옆에 있던 스타일리스트에게 "잠 좀 잤냐. 나는 잠도 못 잤다"며 긴장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 노홍철은 음주운전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셀프디스'를 했다. 전동드릴을 처음으로 쓰는 노홍철은 힘부터 방향 조절까지 어설픈 모습을 보였다. 이에 출연자들이 그가 드릴을 잡는 건 반대하자 노홍철은 "내가 운전한지 오래됐다. 후진기어 넣어본지가 굉장히 오래됐다"고 말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난 아직 사랑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를 향한 사과는 없었다. 노홍철은 지난 추석 MBC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통해 음주운전 후 7개월 만에 방송에 얼굴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시 시청자의 의견은 싸늘했다. 물의 후 자숙중인 노홍철을 '청춘 잉여'로 간주한 것도 문제였지만, 오랜만에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그가 대중을 향해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전하지 않았기 때문. 시청자는 그가 방송을 통한 사과 없이 예전과 다름없이 장난스런 태도로 방송을 하는 모습을 불편했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방송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관련한 아쉬운 글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노홍철은 본격적인 방송 컴백작인 '내 방의 품격'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로 사과의 말을 전하지 않았다. 시청자가 보고 싶은 건 방송에 들어가기전 초조해하는 노홍철의 모습이 아니라 시청자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는 노홍철의 모습이었다. '집방 인테리어'라는 프로그램의 포맷과 콘셉트보다 노홍철이라는 출연자와 그에 입에서 내뱉는 말에 모든 관심이 가있는 상황에서 사과가 아닌 장난스런 셀프디스로 시작한 첫 방송이 아쉽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물론 노홍철은 첫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일으킨 물의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노홍철이 사과를 해야 할 대상은 취재진이 아닌 TV를 보는 시청자다. 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전하지 않은 '방송인' 노홍철의 선택이 아쉽다.
한편, '내 방의 품격'은 바로 적용 가능한 생활밀착형 인테리어 정보를 전하는 인테리어 토크쇼다. 방의 격을 높이는 인테리어 재료 구입 방법부터 소품 만드는 법, 가구 리폼하는 법까지 각 분야별로 특화된 인테리어 고수들이 출연해 MC 노홍철, 박건형, 오상진, 김준현과 함께 셀프 인테리어 비법을 전한다.
2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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