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학생 선수의 특권이에요. 그리고 공부를 했을 때 선택권의 폭이 달라집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산 증언이 이어졌다. 듣는 학생선수들도 진지했다.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스포츠콘서트에 나선 이상하 체육인재육성재단 주무(30)는 살아있는 강연으로 학생 선수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주무관은 축구 선수 출신이다. 초등학교때부터 대학교까지 학생 선수로 활약했다. 수원 삼성에 입단하며 프로 선수의 꿈도 이뤘다. 하지만 첫 시즌인 2008년 부상이 찾아왔다. 부상을 이겨냈다. K리그 컵대회에서 좋은 활약도 펼쳤다. 2011년 싱가포르리그로 진출했다. 하지만 4경기만에 왼쪽 발목을 다쳤다. 선수 생활을 접었다.
할 것이 없었다. 공익근무를 하며 방황했다. 막연하게 국제스포츠행정가가 되겠다는 생각만 했다. 아무 생각없이 영어만 파고들었다. 독학부터 시작했다. 조금 자신감이 붙자 영어 학원에 등록했다.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영어 실력을 키웠다. 두 차례의 토익 시험에서 일을 냈다. 첫번째 토익 시험에서 830점을 받았다. 가능성이 보였다. 두 번의 도전만에 945점(999점 만점)을 얻었다.
2013년 5월 체육인재육성재단 외국어 교육 국내 연수 중급반 과정에 참가했다. 터닝포인트였다. 한국외대에서 7개월간 공부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체육인재육성재단 지원 미국 테네시대 해외연수 대상자로 선발됐다. 테네시대에서 6개월을 공부했다. 올해 3월 체육인재육성재단 국제업무 담당 직원으로 채용됐다. 이 주무의 새로운 인생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이 주무는 학생 선수들에게 '공부의 이유'를 강조했다. "나도 학생 시절에는 공부와 담을 쌓았던 사람이다. 그렇기에 공부할 이유를 모르면 공부를 할 수 없다. 공부를 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번째 이유로 '공부는 학생 선수의 특권'이라고 했다. 이 주무는 "학생 선수들은 다른 학생들과 다르다. 운동을 원없이 하는 것 자체가 큰 특권이다. 그렇기에 마음만 먹으면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번째 이유는 '더 나은 미래'였다. 그는 "나도 운동할 때는 프로선수가 되고 국가대표가 되어서 유럽에 가서 축구를 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가 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할 수 없게 됐을 때가 온다. 평소에 공부하는 습관이 들어있다면 운동을 할 수 없을 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이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주무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분명히 힘들다"면서 "하지만 힘든 것이 내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힘든 상황을 대하는 태도가 내 미래를 결정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을 쪼개서 나를 위한 것을 찾아야 한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 선수로 사는 게 힘든 것을 알기에 항상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