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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영입' 전북 '더블 팀' 꿈꾸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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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K리그 이적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제주의 로페즈, 전남의 이종호와 임종은을 데려왔다. 공식 발표만 남았다. 이들 외에도 K리그 내 A급 선수들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전북의 목표는 '더블 스쿼드' 구축이 아니다. 바로 '더블 팀'을 만드는 것이다. 더블 스쿼드는 선발 멤버의 2배 정도의 선수들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경기에 따라 선수들을 돌리면서 기용하는 방식이다. 더블 팀은 더 큰 개념이다. 더블 스쿼드보다 더 많은 선수를 확보하려 한다. 선발 멤버와 벤치 멤버까지 다 갖춘 두 팀을 만드는 게 목표다.

전북은 왜 더블 팀을 구축하려 할까. 첫번째는 압도에 대한 갈증때문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2015년 시즌을 앞둔 2월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압도'를 언급했다. "작년(2014년)에는 상대를 압도하기보다는 이겨야 한다는 신념으로 우승했다. 올해는 더 좋은 내용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은 2015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우승은 했지만 경기력은 최 감독의 기대를 저버렸다. 통계에서 알 수 있다. 전북은 K리그 38경기에서 57골을 넣었다. 경기당 1.5골에 그쳤다. 38경기에서 61골(경기당 1.6골)을 넣었던 2014년보다도 떨어졌다. '닥공(당치고 공격)'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2011년(32경기 71골, 경기당 2.21골)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매 경기 어려운 승부를 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 실패 역시 더블 팀 구축의 또 다른 이유다. 전북은 2015년 ACL을 치르면서 두 차례 실수를 했다. 하나는 4월 8일 열린 빈즈엉(베트남)과의 조별리그 4차전 원정경기 1대1 무승부였다. 이 경기는 중요했다. 승리하면 조1위를 확정할 수 있었다. 조1위로 여러모로 유리했다. 16강에서 조2위 팀들과 맞붙게 됐다. 특히 2차전을 홈에서 치를 수 있어 좋았다. 빈즈엉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전북보다 한 수 떨어졌다. 승리 가능성은 컸다. 하지만 전북은 1-0으로 이기고 있던 후반 48분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조1위 확정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어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원정경기에서 2대3으로 졌다. 결국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던 산둥 루넝(중국)과의 경기에서 4대1로 승리하며 간신히 조2위로 16강에 올라갔다.

두번째 실수는 9월 16일 감바오사카와의 ACL 8강 2차전 원정경기 2대3 패배였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전북은 0대0으로 비겼다. 2차전 경기 종료 직전까지도 2-2를 유지했다. 그대로 끝내면 4강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결국 탈락했다.

빈즈엉전과 감바 오사카전의 실패에는 '직전 경기'들이 있었다. 빈즈엉 원정 4일전 전북은 포항과의 홈경기를 치렀다. 최정예를 투입해 1대0으로 승리했다. 그 결과 빈즈엉전에서는 최정예를 투입하지 못했다. 감바 오사카전이 열리기 4일 전에도 서울과의 홈경기가 있었다. 이 경기에서도 전북은 최정예를 투입했다. 혈전 끝에 3대0으로 이겼다. 후유증은 컸다. 감바 오사카전 경기 종료 직전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패배의 빌미가 됐다. 한 두 선수만 더 있었어도 결과를 바꾸어놓을 수 있었다.

전북이 구상하는 더블 팀이 완성되려면 결정적인 조건이 있다. 수비수 영입이다. 특히 측면 수비수는 필수다. 올 시즌 내내 측면 수비수 부재에 시달렸다. 내년에는 전력 누수도 있다. 측면 수비수 자원인 이재명이 입대했다. 최철순과 박원재만 남아있다. 정상급 측면 수비수. 전북이 꿈꾸는 장대한 구상의 마침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