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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레스터, 'EPL X-마스 법칙' 이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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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레스터시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판도를 바꿀까.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레스터가 과연 EPL을 제패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그 17라운드를 마친 20일(한국시각) 현재 레스터는 11승5무1패(승점 38)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맨시티, 맨유, 아스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얻은 쾌거다. 19일 치른 에버턴 원정에서는 3대2로 승리를 거두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EPL을 지배했던 '크리스마스의 법칙'이 레스터에게도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PL에선 '크리스마스에 선두를 달리는 팀이 해당 시즌 리그를 제패한다'는 법칙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6시즌 간 우승을 나눠가졌던 맨유와 첼시, 맨시티 모두 전반기 쾌조의 흐름으로 크리스마스에 선두 자리를 지켰고, 결국 우승까지 내달렸다. 우승을 놓친 경우에도 선두권은 그대로 유지가 됐다. 1998~1999시즌 이후 16시즌 간 크리스마스 주간 선두팀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권 내에서 시즌을 마무리 한 바 있다.

시즌 시작 전만 해도 레스터의 목표는 '잔류'였다. 2013~2014시즌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던 레스터는 2014~2015시즌 EPL에서 14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물러난 나이겔 피어슨 전 감독의 빈자리를 채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의 목표 역시 'EPL 잔류'에 맞춰졌다. 앞서 그리스 대표팀에서 처참한 실패를 맛보면서 '한물 간 지도자'라는 평가 속에 레스터 지휘봉을 잡은 라니에리 감독은 팀을 깜짝 선두로 이끌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공장 노동자에서 국가대표 공격수로 변신한 제이미 바디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의 존재와 뛰어난 조직력의 힘이 선전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2015년 남은 2경기가 레스터 폭풍질주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레스터는 27일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19라운드, 30일 홈구장 킹파워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19라운드를 갖는다. 위르겐 클롭 감독 취임 뒤 서서히 뼈대를 갖추고 있는 전통의 명가 리버풀과 리그 우승 경쟁팀인 맨시티와의 일전은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그동안 강팀을 상대로 선전해 온 레스터가 이 두 경기에서도 기존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크리스마스 법칙'은 손쉽게 완성될 수도 있다.

1884년 창단한 레스터의 최고 성적은 1928~1929시즌 풋볼리그1(현 EPL)에서 거둔 2위다. 1부리그(48회)보다 2부리그(62회)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고, 2008~2009시즌엔 3부리그(리그1)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동안 '빅클럽'의 전유물이었던 EPL 우승 트로피를 과연 레스터가 품에 안을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