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이승미 기자] 나영석 PD는 아직도 시즌제 프로그램이 낯선 우리나라에서 시즌제 예능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
나영석 PD가 연출하고 있는 대표 시즌제 예능은 '삼시세끼'와 '꽃보다' 시리즈 두 가지. '삼시세끼'는 지난 해 10월 첫 방송된 정선 편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두 편의 정선 편과 두 편의 어촌 편을 선보였다.
'할아버지들(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의 황혼 해외 배낭 여행기'라는 남다른 발상으로 지난 2013년 첫 방송된 '꽃보다 할배'는 여배우들(윤여정, 故김자옥, 김희애, 이미연)의 여행기를 담은 '꽃보다 누나'부터 20대 연기자들(유연석, 손호준, 바로)과 40대 뮤지션들(윤상, 유희열, 이적)의 여행기를 담은 '꽃보다 청춘'으로까지 확대됐다. 내년 시청자를 만나는 나영석의 첫 예능 역시 30대 배우들(조정석, 정우, 정상훈, 강하늘)의 여행기를 담은 '꽃보다 청춘'이다. 그렇다면 왜 나영석 PD는 시즌제 프로그램의 불모지 같았던 대한민국에서 시즌제 예능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고집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나PD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시즌제 예능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시즌제 프로그램의 가장 좋은 점은 박수를 받을 때 끝난다는 거다. 출연자들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퇴장할 수 있다. 또 제작진도 숨고르기를 한 번 할 수 있다"며 "다음 시즌 전에 이전 시즌의 보완점을 고민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방송도 있지만 방송이 길어지다 보면 출연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시즌제를 하면 아무래도 그런 지루함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나영석 PD는 "방송 분량이 정해진 시즌제 예능이기 때문에 더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던 건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건 없었다"며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물론 방송을 더하게 된다면 더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수 도 있겠지만 길게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프로그램이 길게 끌고 가서 재미있는 게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도 아니었다"며 "'무한도전' 같은 장수 프로그램은 10년 이상 프로그램을 지속하면서 출연자들 간의 관계가 더 깊이 보여 지고 캐릭터가 세분화 돼 더욱 재미있는 그림을 뽑아내지만, 내가 연출하는 프로그램은 그렇지 않다. 그건 PD의 연출 스타일의 차이일 수 도 있다. 내겐 이렇게 치고 빠지는 방식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나 PD는 올해 했던 프로그램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을 "'삼시세끼-정선 편'에서 한 번에 여러명의 게스트를 모셨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스케줄 상 한 번에 여러 게스트가 오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게스트 한 분의 모습을 진득하게 보여드릴 수 없어서 방송을 보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더라. 그래서 정선 편 이후 방송된 어촌 편에서는 한 회에 딱 한명의 게스트만 모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나영석이 꼽은 가장 인상적인 게스트는 누굴까. 이에 대한 질문에 나영석 PD는 단번에 배우 박신혜를 꼽았다. 그는 "진짜 박신혜 씨는 '신인류'다. 촬영 전에는 사실 젊은 여배우다 보니 예민하고 까다로우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그런데 정말 시원 털털하더라. 행동도 거침없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도 예의와 정도를 기가 막히게 지키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그런 모습에 반해 결국 정선 편 마지막 편에 한번 더 모시게 된 거다"고 말했다.
ran613@sportschsoun.com·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