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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나영석표 예능, MSG 없이도 맛을 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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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이승미 기자] "우리 프로그램이 딱히 뭘 하는 건 없잖아요. 사실 멍 때리다가 오는 거죠. 하하."

'꽃보다' 시리즈부터 '삼시세끼', '신서유기'에 이르기까지, 내놓는 프로그램마다 훌륭한 성과를 일궈낸 나PD는 이제 그 이름 자체로 믿고 보는 브랜드가 됐다.

케이블 예능의 부흥을 이끈 이 새로운 자취에 나영석 PD는 '멍 때리는' 예능이라 정의 한다. 그 단조로운 발상이 이리도 뜨거운 인기를 얻을 줄 누가 쉬이 알았으랴.

"우리는 다 뭔가를 해야하는 삶이지 않나. 뭔가를 안 해도 되는 환경이라면 어떨까. 리얼리티쇼라고 하지만 우리 프로그램들은 어떻게 보면 판타지다. 그런 일이 생기기 쉽지 않지만, 그걸 알면서도 보는 건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하는 지점이 있다는 게 아닐까. 세상살이에 쪼이고 지친 직장인이 맥주 한 잔 하면서 멍하니 보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이 단조로움을 향한 '대리만족'이야말로 그가 이 '멍 예능'을 탄생시킨 이유다. 또한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능의 연금술사', '예능계 미다스의 손'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앞으로의 포부에 "후배들에게 맡기고 놀면서 새로운 구상이나 하는 것"이라며 웃음 짓는 그의 모습이 그가 연출한 예능들과 참 닮았다. 뭔가 특별한 것이 없어서, 더 특별한 나영석PD 예능 세계를 들여다봤다.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여행을 마친 지 얼마 안 됐다. 워낙 추운 곳이라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스태프들은 옷을 많이 쌓아가지고 가서 안 추웠어요. 출연자들만 추웠죠. 하하. 갑자기 떠난 거라 그 친구들은 옷을 가져갈 틈도 없었어요. 근데 다행히(?) 떠나는 날 서울 날씨가 꽤 추웠어요. 그래서 출연자들 모두 나름 두터운 옷을 입은 채로 가게 됐죠. 정우 씨는 옷을 얇게 입어서 현지에서 싼 방한복을 하나 사서 입고 다녔어요."

-조정석, 정우, 정상훈, 강하늘. 이번 '꽃청춘' 멤버는 어떻게 모이게 된 건가.

"이번 '꽃청춘' 멤버가 알려진 뒤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앞서 유희열 씨, 윤상 씨, 이적 씨가 함께 했던 '꽃청춘'과 '응답하라 1994'팀이 함께 했던 '꽃청춘'팀은 누가 봐도 친해보였던 사람들이니까. 이번 '꽃청춘'은 섭외 기준을 '이제 막 스타가 된 사람들'이었어요. 막막했던 과거를 딛고 겨우겨우 이제 막 빛을 보고 올라선 사람들이지만, 앞으로 올라가야 할 단계들이 더 많은 사람들. 실제로 보통의 30대가 딱 그렇지 않을까요. 겨우겨우 힘든 시기를 거쳐 30대가 됐는데, 앞으로 걸어가야 될 길과 시간이 너 많이 남은 30대. 그런 모습을 대변할 수 있는 멤버들을 꾸린거예요. 마침 그 분들이 원래 친분이 있거나 작품으로 만난 인연들이 있더라고요."

-멤버들에게 말하지 않고 여행 당일 급작스럽게 해외로 데리고 나가는 게 '꽃청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꽃할배' '꽃누나'와 달리 '꽃청춘'은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왜 대학 시절에 친구들이랑 술 먹다가 갑자기 '동해 바다 보고 싶다. 지금 가자'며 즉흥적으로 여행 길에 오른 추억들이 있잖아요. 젊었을 때 취기와 용기로 갑자기 여 행길에 올랐는데, 막상 가보니 돈도 없고 날은 추워서 그냥 멍 때리다가 돌아온 일들. 정말 바보 같은 추억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여행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그런 '청춘'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갑자기 데리고 가는' 여행을 택했죠. 할아버지들('꽃할배')에게 그런 걸 요구하긴 힘들잖아요.(웃음) 그리고 요즘은 여행할 때 다들 공부도 너무 많이 하고 준비도 너무 철저히 하는 것 같아요. 심지어 외국에 어떤 맛집이 친절하고 불친절한지 까지 알아보고 가죠. 사실 여정 중에 생기는 불확실성이나 임기응변 같은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이 아닐까요. 그래서 '꽃청춘'에서는 그런 즐거움도 담고 싶었어요."

-강하늘은 어떻게 합류하게 된 건가. '짐꾼'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짐꾼은 아니예요. 하하. 아마 하늘이가 막내다 보니 그렇게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사실 그 친구들, 들고 다닐 짐도 없었어요.(웃음) 처음 '꽃보다 청춘' 멤버들의 조각들을 맞추다보니 정우 씨, 정석 씨, 상훈 씨 모두 강하늘 씨와 작품도 같이 하고 무명도 같이 보내고 친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함께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떠나기로 한 날 청룡영화상 참석 스케줄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했는데, 청룡영화상이 끝나자마자 데리고 가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다시 물어봤죠. 청룡영화상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찾아가 다시 물었어요. '가고 싶으면 지금 당장 가야하고, 가기 싫으면 안가도 된다. 안 가더라도 방송에 언급 않을 테니 정말 부담갖지 말고 결정해 달라'고요. 그런데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따라 나서더군요. 그래서 턱시도를 입은 채 바로 출발하게 됐죠."

-그럼 강하늘은 여행 내내 턱시도를 입은 건가.

"아이슬란드 도착할 때까지만요. 여행 내내 입은 건 아니예요. 하늘 씨가 마침 찰영장에서 입는 긴 패딩 점퍼를 차에 넣어가지고 다니더라고요. 그래서 아주 갑작스러운 출발이었는데도 그 패딩은 챙겨갈 수 있었죠. 현지에서 패딩 안에 입을 옷은 형들에게 빌려 입거나, 벼룩시장에서 바지 하나 사서 입고 다니더라고요."

-이번 '꽃청춘' 여행에서 가장 의외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 멤버는 누군가.

"강하늘 씨요. 하늘 씨가 '미생'에서 맡았던 역할이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딱딱하고 예의 차리고 젊은 사람답지 않고 고리타분하고 뻣뻣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예상 외로 굉장히 엉뚱하고 신기한 친구더라고요.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고 열려있는 친구예요. 가장 독특한 매력을 많이 보여줬죠. 굉장히 자세가 좋고 긍정적이예요. 아이슬란드로 데리고 올 때 나를 포함한 모든 촬영 스태프들이 현지에서 촬영 중이라서 막내 PD 한명, 막내 작가 한명, 카메라 감독 한명, 달랑 세 명이 데리러 갔어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 세 명이 나타나서 다짜고짜 아이슬란드에 가자는 데, 기꺼이 따라와 준거죠. 정말 고마웠어요."

-'삼시세끼' 정선 편, 어촌 편부터 '신서유기' '꽃청춘'까지 정말 바쁜 한해를 보냈다. 시즌제임에도 별로 쉬지 못하는 것 같은데.

"사실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 그 일을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공동 연출하는 후배 PD과 함께 하니까요. 주변에서 '도대체 언제 쉬냐'고 많이 물어보시는데, 아마 후배들이 들으면 욕할 걸요.(웃음) 현장에서는 후배 PD들이 더 고생하고 더 많은 일을 해요. 전 뒤에서 지켜보는 편이죠.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시는 배경음악 선정도 후배들이 하고, 편집도 저는 마무리 정도 하고 거의 후배들이 해요. '1박2일' 때부터 나는 항상 '팀'으로 일해 왔어요. 후배들이 각자의 역할을 굉장히 잘해 주는 덕에, 저는 생각보다 여유도 있고 시간도 남아요."

-많은 공을 후배에게 돌리는 것 같다.

"일부러 공을 돌리려는 게 아니라 실제로 후배들이 정말 많은 일을 하고 고생을 하기 때문이예요. 지금까지 후배들과 공동 연출을 해왔고, 내년에도 후배들과 계속 함께 할 거예요. 공동 연출자 명단에 제 이름을 빼고 후배들 이름만 걸고 프로그램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제 궁극적인 목표죠. 그 프로그램이 지금 하고 있는 시즌제 프로그램일 수도 있고, 아주 새로운 프로그램일 수도 있고요. 제가 일단 금요일 오후 9시 30분 예능은 책임 져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후배들의 프로그램이 그 시간대를 채워주면 저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구상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생기겠죠."

-후배 유호진 PD가 이끌고 있는 '1박2일'을 보면 어떤가.

"엄청 뿌듯해요. 제가 애정을 가지고 했던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 자체고 뿌듯한 데, 지금 그 '1박2일'을 연출하는 사람이 함께 일했던 유호진 PD라는 사실이 제겐 굉장히 큰 기쁨이고 보람이죠."

-시즌제 예능의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단점은 없고 장점만 있어요.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좀 더 보고 싶은 데 금방 끝난다는 거 아닐까요?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말이죠. 하지만 연출하는 입장에서 장점이 더 많아요. 가장 좋은 점은 박수 받을 때 끝난다는 거죠. 출연자들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퇴장할 수 있고, 그런 점에서 뿌듯해 하죠. 제작진도 숨고르기를 한 번 할 수 있고, 다음 시즌 전에 이전 시즌의 보완점을 고민할 수도 있고요. 그렇지 않은 방송도 있지만 방송이 길어지다 보면 출연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지루할 수 있거든요. 시즌제를 하면 아무래도 그런 지루함을 덜 수 있죠."

-'조금만 더 찍으면 더 재미있는 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같은, 시즌제에서 오는 아쉬움은 없나. .

"물론 오래하게 됐을 때 더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수 도 있겠지만, 길게 끌고 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시즌제의 장점이 더 많은 거죠. 지금까지 선보였던 프로그램이 길게 끌고 간다고 더 재미있는 게 나올 수 있는 형태들도 아니었고요. '무한도전' 같은 프로그램은 10년 이상 프로그램을 지속하면서 출연자들 간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캐릭터가 세분화 돼 더욱 재미있는 그림을 뽑아내는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연출하는 프로그램은 그렇지 않죠. 그건 PD의 연출 스타일의 차이일 수 도 있다. 제겐 이렇게 치고 빠지는 방식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지겹지 않고 기분도 새롭고요."

-천상 예능 PD 같은데, 만약 예능 PD를 안 했으면 뭘 했을까.

"글쎄요. 그 생각을 하면 막막해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주변 사람들도 너 PD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냐고 그러죠. 아마 PD가 안됐으면 공무원 같은 걸 하고 있지 않았을까.(나영석PD는 행정학 전공) 워낙 심심하고 조용하고 재미없는 성격이예요."

-올해 많은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글쎄요. 아, '삼시세끼' 정선 편을 할 때 한 번에 여러 게스트 분들이 올 때가 있었어요. 스케줄 상 그렇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게스트 한 분의 모습을 진득하게 보여드릴 수 없어서 방송을 보면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래서 정선 편 이후 방송된 어촌 편에서는 한 회에 딱 한명의 게스트만 모셨죠."

-게스트 섭외에 특별히 기준이 있을까.

"가능한 예능에서 보기 힘든 분들을 모시려고 해요. 사실 우리 프로그램이 딱히 뭘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잖아요. 그냥 멍 때리다가 오는 프로그램이죠. 그러니 예능에 자주 나오시는 분들이 출연해 예능감을 척척 발휘하는 모습보다는, 멍하니 있더라도 자신의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분을 찾으려 해요. 아, 그리고 딱 봤을 때 '착해 보이는 인상'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하하."

-가장 인상에 남는 게스트는 누군지.

"모두 기억에 남지만 한 분만 꼽으라면 박신혜 씨. 평소에 박신혜 씨와의 친분도 전혀 없었고 아예 모르는 분이었는데 함께 촬영을 하고 정말 가까워 졌어요. 진짜 박신혜 씨는 '신인류'예요. 촬영 전에는 사실 젊은 여배우다 보니 예민하고 까탈스러우면 어쩌나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정말 시원 털털하더라고요. 행동도 거침없고,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도 예의와 정도를 기가 막히게 지키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죠. 그런 모습에 반해서 결국 정선 편 마지막 편에서 한번 더 모시게 됐죠."

-시즌제는 어느 정도 정착돼 있었지만 스핀오프는 또 새로웠다. 기획할 때부터 염두에 둔건가.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처음 프로그램을 론칭할 때는 이 프로그램부터 잘 될지 안될지를 모르는 데 어떻게 스핀오프까지 생각하겠어요, 하하. 정선 편 촬영을 하고 나서 사석에서 차승원 씨와 만나 식사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 차승원 씨와 대화를 하면서 '이 사람과 삼시세끼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승원 씨가 겉모습은 굉장히 남성스럽고 카리스마 넘치는 데, 실제로 대화해보면 어찌나 수다스러운지 아줌마가 따로 없어요. 다들 차승원 씨 보면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이야기 할 것 같지 않나요? 근데 대부분의 화제가 '마트를 갔는데 뭐가 싸더라', '딸 학교 학부형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나' 이런 얘기죠.

-요리 실력은 알고 있었나.

"사실 자기 입으로 요리를 잘 한다고 말하긴 했었어요. 근데 남자들이 말하는 요리란게 대부분 특식 개념이잖아요. 지금까지 봤던 사람 중에 자기 입으로 요리 잘 한다고 하고 진짜 잘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리 솜씨도 크게 기대를 안했었는데, 진짜 이렇게 잘할 줄 몰랐죠."

-'꽃보다' 시리즈도 처음부터 시리즈로 기획했던 게 아닌건가.

"'꽃청춘'까지 오게 될 줄 전혀 몰랐어요. 할아버지들이 배낭여행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해서 '꽃할배'를 시작하게 됐는데, 찍으면서 다른 여러 가능성을 생각하게 됐죠. 세대와 성별을 바꿔서 배낭여행을 다녀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1박2일'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여행이라는 행위가 사람의 민낯을 보여주는 도구가 되는 것 같아요."

-'삼시세끼' 정선 편의 멤버들과 정선 편의 멤버를 한 방송에서 보고 싶다는 시청자 의견도 많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 방송을 하고 나면 왠지 다 끝내야 하는 느낌이 들 것 같잖아요. '그랜드 피날레' 같은 느낌이랄까? 다시는 영영 '삼시세끼'를 못할 것 같은 느낌이라서요.(웃음)"

-'삼시세끼', 솔직히 처음엔 '이게 재미있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시청자분들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우리는 다들 뭔가 바삐 하면서 살아야 되잖아요. 그런 분들께 무언갈 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우리 프로그램이 리얼리티 쇼이긴 하지만, 사실 '삼시세끼'는 판타지예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게 요즘 같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쉽지 않을 일이니가요. 이런 판타지를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건 대리만족 하는 지점이 있다는 얘기죠."

-'신서유기' 다음 시즌 계획은 없나.

"고민 중이예요. '신서유기' 역시 그 동안 해왔던 여행 프로그램의 변종이예요. 차이가 있다면 '꽃청춘'과 같은 여행 프로그램보다 훨씬 예능스럽고 옛날 예능의 느낌을 준다는 거죠. '신서유기'에서 갔던 중국이라는 나라에 원래 관심이 많았어요. 한번 스쳐 지나갈 나라는 아니라 생각해요. 중국의 여러 지역을 시리즈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고민이 '신서유기' 기획 때부터 계속 녹아있어요. '언젠가는 다시 해야지'라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죠."

-'신서유기'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멤버는 기존 멤버로 하게 되나.

"아직은 모르겠어요. 멤버에 대해서는 언제나 열려 있어요. 기존 멤버로 갈 수 도 있고, 다른 팀과 섞을 수도 있죠. 상황이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삼시세끼' '신서유기' '꽃청춘' 팀 중 가장 편한 팀은 어딘가.

"진짜 다 편해요. 한 명만 꼽으라면 아무래도 이서진 씨죠. 최근 2년 동안 이서진 씨와는 거의 떨어지지 않고 계속 작업을 해왔거든요. 많은 시간을 보낸 만큼 아무래도 가장 편하죠."

-'1박2일'부터 여행 프로그램을 쭉 해오고 있는데,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가.

"남들과 달리 특별하게 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실 여행을 하는 것 보다 TV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삶이나 문화를 엿보는 걸 좋아해요. 사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죠. 예능 연출자로서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를 예능에 쓰고 싶지 않아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주제를 예능에 담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누구나가 다 좋아하는 여행을 다루게 된 거고요."

-워낙 여행을 많이 다녀서 휴가 때는 갈 곳이 없을 것 같다.

"막상 휴가 때는 그냥 남들 가는 데 간다. 우리 같은 직장이 어떻게 소중한 휴가 일주일을 함부로 쏟아 부을 수 있겠어요 .(웃음) '넌 프로그램 때문에 여행 자주 가서 좋겠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모르시는 소리. 일로 가는 해외는 여행이라 말하기 힘들죠.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는 비즈니스맨 분들도 '너 해외 자주 가서 좋겠다'고 하면 싫어할 걸요. 하하."

-계속 야외로 촬영을 다니다 보니 집에 자주 못 가는 건 아닌가.

"그렇진 않아요.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일년을 10으로 보면 9는 집에 있어요. 주말을 거의 집에 있는 편이고요."

-그럼 쉴 때 주로 뭘 하나. 즐겨보는 TV 예능이 있나.

"그냥 멍 때리고 있어요. 같은 업계라 TV 보면 괜히 생각이 많아지죠. 그래서 아무래도 쉴 때는 TV를 잘 안 보게 되는데, 즐겨보는 예능을 꼽으라면 '코미디 빅리그', '마녀사냥', '라디오스타' 재미있게 봐요 ."

-의외다. 직접 연출하는 예능과 달리 굉장히 '센' 예능을 좋아한다.

"그런 걸 봐야 스트레스가 풀려요. 이런 센 예능은 내가 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예능이라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오히려 순수하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편집 어떻게 저렇게 했지? 이러면서 신기해하면서 보죠. 다큐적 요소가 들어갔거나 여행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괜히 일하는 것 같고 그래서 잘 안 봐요.(웃음)"

-보면 프로그램들이 다 색깔이 다른 듯 하면서도 나영석표 색깔이 있다. 일관성 있게 추구하는 부분이 있는 듯한데.

"제가 모든 걸 잘할 수 있는 연출자는 아니예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 때 결과가 좋아요. 그래서 재가 보여주는 예능이 늘 비슷할 거예요.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느린 예능이랄까. 극단적이지 않고 일상적인 예능이죠. 크게 빵빵 터지는 것보다는 씨익 웃으며 볼 수 있는 예능을 추구해요. 제목만 다르지, 실상 제가 지금까지 했던 프로그램들이 다 똑같다고 봐요.(웃음)"

ran613@sportschsoun.com·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