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주제 무리뉴 감독이 첼시과 결별하면서 전세계 축구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구원투수는 예상대로 거스 히딩크(69) 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축구협회는 18일(한국 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 호주대표팀 감독이었던 히딩크가 경질된 무리뉴를 대신해 첼시의 임시 사령탑을 맡게 됐다"라고 밝혔다. 아직 첼시 측은 새로운 사령탑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히딩크는 지난 2006년 호주대표팀을 월드컵 16강에 올려놓은 인연이 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지난 2009년에도 펠리페 스콜라리(현 광저우 헝다) 해임 직후 첼시의 '소방수'로 투입된 경험이 있다. 당시 히딩크는 러시아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었지만,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의 친분으로 임시 사령탑을 맡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vs바르셀로나 패)-FA컵 우승(vs에버턴 승) 등 훌륭한 성과를 달성했다.
히딩크의 첼시 시절은 한국의 2002 한일월드컵 16강, 호주의 2006 독일월드컵 16강, 러시아의 유로 2008 4강을 잇따라 이끈 그의 마지막 전성기였다. 그는 디디에 드로그바-니콜라스 아넬카-플로랑 말루다의 과감한 동시 기용, 마이클 에시앙-프랭크 램파드-미하엘 발락의 3미들 체제 완성,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중용 등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업적을 남겼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유벤투스, 8강에서 리버풀을 꺾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4강 바르셀로나 전도 1무1패로 선전했다. 특히 1차전 원정에서 교체 멤버였던 조세 보싱와를 깜짝 투입, 리오넬 메시를 봉쇄하는 탁월한 용병술을 선보였다. 홈에서 열린 2차전 패배 역시 톰 헤닝 오브레보 주심의 역대급 오심들로 얼룩진 아쉬운 패배였다.
영광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러시아대표팀에 복귀한 히딩크 감독은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해 사임했고, 이후 안지 마하치칼라(2012-2013)에서도 실패를 맛봤다. 이어 네덜란드 대표팀(2014-2015)의 유로 2016 진출마저 고배를 마시며 굴욕적인 퇴진을 했다.
하지만 첼시 측은 완전히 무너진 팀 분위기와 리그 16위에 그치고 있는 성적, 내년 여름 새로운 감독을 찾는 팀 상황, 구단주와의 친분 등을 고려해 차기 감독으로 히딩크 전 감독을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전 감독에겐 명예 회복의 기회가 온 셈이다.
영국의 BBC,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 이탈리아의 디마르지오 등 다수 매체들도 첼시의 잔여시즌 사령탑으로 히딩크 전 감독을 지목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빠르면 20일(한국 시각) EPL 17라운드 선덜랜드 전부터 지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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