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의 조직개편이 마무리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전통적인 통신 사업의 성장이 주춤하며 올해 매출 감소를 겪은 만큼 수장 교체와 조직개편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내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세계적인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제4이동통신 선정 가능성 등 업계의 지형을 뒤흔들 굵직한 변수가 산재한 만큼 전열을 재정비해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듯 보인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LG유플러스다. 장기 집권하던 이상철 부회장이 물러나고 LG화학 배터리 부문을 세계 최고로 성장시킨 권영수 부회장을 새 수장으로 앉혔다.
레드오션인 통신업계에 전진 배치된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에서 보여준 '1등 DNA'를 통신 분야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에 이식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일환이다.
SK텔레콤과 KT는 사령탑인 장동현 사장과 황창규 회장이 자리를 지켰지만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조직개편의 폭을 넓혔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으로 인해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디어 부문을 신설하고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를 미디어 부문장으로 이동시켰다. 또 미래 성장동력으로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세부 조직을 통합하거나 명칭을 변경했다. 이동통신(MNO)과 플랫폼 총괄을 사업 총괄 조직으로 통합하고, 그 밑에는 미디어를 비롯해 생활가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의 부서들을 배치했다.
KT는 황창규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권한 위임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매스(Mass)총괄과 경영지원총괄 등 2개의 총괄을 신설했다. 통신을 넘어 본격적인 플랫폼사업자로 변신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플랫폼사업기획실을 신설해 융합서비스와 신규 사업 플랫폼 개발, IoT 사업기획과 빅데이터 사업화,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의 최근 조직개편을 보면 한계에 봉착한 기존 사업영역보다 탈통신 중심의 사업모델 만들기 위한 조직개편 움직임들이 많았다"며 "내년 통신업계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탈통신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