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턱이 불편해서 치과에 찾아오는 환자가 많아졌다. 지난주에도 30세의 젊은 여자 환자가 내원했다. 자면서 이를 가는 습관이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을 하면서도 이를 꽉 물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검사를 해보니 나이에 비해 이가 더 닳아 있고, 이 옆이 패여 있는 부분(굴곡 파절과 마모)이 많았다. 또 한 달 전부터는 자고 일어나면 턱도 뻐근하고 음식을 먹을 때도 통증이 있다는 것이다.
일주일간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렸다
①부드러운 음식을 먹는다.
②껌을 씹지 않는다.
③입을 크게 벌리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거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 입이 크게 벌어지는 것을 하지 않는다. 하품을 하는 경우 입이 어느 정도 이상 벌어지지 않게 손으로 제한한다. 음식을 먹을 때에도 지나치게 크게 입을 벌리지 않는다.
④턱관절 이외의 다른 치과 치료는 가급적 연기하고, 나중에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입을 가능한 한 최소로 벌리고 오랜 시간보다는 짧게 자주 한다.
⑤따뜻한 찜질을 10분씩 하루에 세 차례 해준다.
⑥턱을 괴지 않는다.
⑦일하는 중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꽉 무는 경우가 있는데 가끔씩 생각하여 혹시 이를 악물고 있지 않나 체크한다.
⑧소염 진통제를 일주일 간 하루 두 번 복용한다.
일주일 지난 후 주간에 이를 악무는 습관은 많이 개선됐으나, 턱의 뻐근한 증상이 여전해 야간 교합 안정 장치(스플린트)를 만들기로 했다.
젊은이들이 스트레스가 많은 시대다. 적당한 직장에 취직이 쉽지 않아서 학업 경쟁이 심하고, 취직 후에도 업무 스트레스도 심하고, 경제적으로 결혼하기도 쉽지 않은 이런 사회적인 요인 들이 주간에 이갈이(bruxism)를 더욱 증가시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이를 꽉 물어서 교근(턱을 다물게 하는 역할을 하는 근육)이 긴장하면 이의 단위 ㎡당 쌀 한 가마니 정도의 힘이 간다고 한다. 이 때 발생하는 과도한 힘 때문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①이가 닳거나 굴곡 파절이 올 수 있다.
②이에 크랙이나 파절이 올 수 있다.
③충치도 없고 치주 질환도 없지만 치아가 몹시 시릴 수 있다.
④치주 질환과 상관없이 치아가 흔들릴 수 있다.
⑤턱이 뻐근하거나 아플 수 있다.
⑥턱이 잘 안 벌어지거나 소리가 날 수 있다.
위에 열거된 것과 같이 이를 악무는 것과 이갈이는 턱관절과 구강 건강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므로 조기에 가까운 치과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