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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성공적 데뷔' 울산 안현범, 홀로 일본행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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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공항으로 가는 길이었는데, 다행이네요(웃음)."

16일 오전. 울산 현대 신인 윙어 안현범(21)은 일본행을 준비 중이었다. 프로 첫 시즌을 마친 만큼 홀가분한 휴가를 상상했다. 돌아온 답이 의외였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보러 간다. FC바르셀로나(스페인), 특히 네이마르의 플레이를 너무 좋아해서 직접 보고 배울 기회라고 생각했다. 친구에게 부탁해 입장권을 구했는데 네이마르가 부상 중이라고 하더라(웃음). 그래도 결승전에 나설 수 있다고 하니 직접 보고 많이 배울 생각이다."

안현범은 동국대 재학 중이던 지난해 신인 자유계약으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1m78, 75㎏의 단단한 체격에 기량 뿐만 아니라 수려한 외모까지 갖춰 입단 초부터 울산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윤 감독은 올 초 태국 치앙마이,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통해 안현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폭발적 스피드 뿐만 아니라 저돌적 돌파력과 폭넓은 활동량까지 드러내며 기존 오른쪽 윙어였던 김태환의 공백을 대신했다. 안현범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과 FA컵까지 총 18경기에 나서 1도움을 기록했다. 준국가대표급 스쿼드를 갖춰 '신인들의 무덤'으로 불렸던 울산에서 20경기 가까이 소화한 신인은 드물었다. 7위의 아쉬운 성적표에 그친 울산이지만 안현범의 발견은 다가올 2016년 기대를 품기에 충분한 이유 중 하나였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신인 안현범의 목표 역시 '주전 입성'이었다.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가치를 증명한 만큼 1차 관문은 넘었다고 볼 만하다. 이에 대해 안현범은 "(김)영삼이형이 수비 뒷공간을 뚫는 방법에 대해 많이 알려줬다. (김)신욱이형이나 (양)동현이형, 코바 등 공격수들이 모두 커버 플레이를 잘 해줬다"고 공을 선배들에게 돌렸다. 또 "감독님은 평소에 말씀을 아끼시는 편이다. 하지만 그라운드나 라커룸에서 '너를 따라 잡을 수비수는 없다. 네가 (상대 수비) 5m 전에서 드리블만 해도 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자주 해주셨다. (소극적 돌파가) 대학 시절부터 누누이 지적 받았던 부분인데, 큰 자신감이 됐다"고 자신을 믿어준 윤정환 울산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2016년은 안현범에게 새로운 도전의 해다. '2년차 징크스'와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신인의 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던 울산에서의 생존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안현범은 "내년 시즌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나는 이제 프로생활을 시작한 선수다. 한눈 팔 겨를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플레이어상 도전이) 거론되는 것 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평생 한 번 밖에 없는 기회라는 점에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