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의 몫은 8만명이다.
NC 다이노스가 오프시즌 박석민에게 96억원의 돈다발을 안긴 건 크게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우선 팀 성적. 올해 정규시즌 2위에 오른만큼 내년 시즌 대권에 도전한다. 취약 포지션으로 지적됐던 3루 자리를 보강하며 빈틈을 메운 것이다. '핫 코너'에서 지석훈, 모창민이 최근 몇 년간 제 몫을 다했지만, 다른 포지션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박석민은 매 시즌 20홈런 80타점이 가능하다. 나성범-테임즈와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평소 김경문 감독은 "우리 팀뿐 아니라 리그 전체적으로 오른손 중장거리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했는데, 그 갈증을 풀어줄 선수가 바로 박석민이다. 또한 그는 올 시즌 NC를 상대로 타율 4할6푼에 8홈런 21타점으로 맹활약한 터라 NC 입장에서는 '킬러'를 없앤 효과도 있다.
두 번째 목적은 관중 동원이다. NC 고위 관계자가 누누이 밝힌 '진짜' 영입 이유다. 배석현 NC 단장은 "박석민 선수를 보기 위해서라도 팬들이 창원 마산구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성을 가진 선수"라며 "구난 내부적으로도 마케팅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NC는 올해 72경기에서 52만2668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지난해 46만7033명에서 약 5만5000명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평균 관중수는 7297명에서 7259명으로 줄었다. 사상 첫 144경기 체제, 홈 경기수가 늘어난 데 따른 총 관중 증가였다는 얘기다. 결국 NC는 평균 관중수가 10개 구단 중 9위였다. 리그 평균 관중 1만223명보다 300명 정도 부족했다.
내년 시즌 NC의 목표 관중수는 60만이다. 올해보다 8만명이 더 들어차야 한다. 경기당 평균으로 계산하면 1100명 정도. 구단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박석민이 가진 스타성이라면 이 정도의 관중 증가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C 관계자도 "끊임없이 팬들과 소통하며 관중 증가를 위한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박석민 선수를 중심으로 한 이벤트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실적으로 몇 가지 불편함이 개선돼야 관중 증가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경기장 부근 주차장이 확보돼야 하고, 야구장 주변을 거치는 대중교통이 늘어나야 한다. 또 원정 관중을 위해 KTX 시간 변경도 필요하다. 1만1000석을 수용할 수 있는 마산구장에는 원정 관중이 별로 없다. 평일·주말 모두 마산역에서 서울 방면으로 향하는 KTX 출발 시간이 오후 9시16분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구단은 우선적으로 '박석민 효과'가 나타난다면, 주차장 확보, 대중교통 확충, KTX 확대 편성 등도 하나 둘씩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석민이 109만 인구의 창원시에서 벌어지는 60만 관중 돌파 프로젝트의 중심에 서 있는 셈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