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쌍1000만 배우' 황정민이 다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올 초 '국제시장'과 여름 '베테랑'까지 두 작품을 1000만 대열에 올려놓은 그가 이번에 다시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을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 '히말라야'를 통해서 말이다.
히말라야를 배경으로한 작품이니 산을 타는 것은 기본. "엄대장님 만큼은 아니지만 4000미터까지 두번이나 올라가봤으니까요. 네팔과 프랑스 몽블랑에 다녀온 후에 북한산 촬영을 했다는데 배우들이나 스태프들이 금세 오르더라고요. 누구는 '산책 나온 것 같다'고 말하고요.(웃음)"
산 속이라 추위는 당연했다. "정말 두꺼운 패딩에 두꺼운 침낭을 덮고 자는데도 모두 한기가 들어 덜덜 떨었어요. 네팔에서는 양치질을 하려고 했다가 이빨이 깨지는줄 알았어요." 그렇게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정신적인 고생을 이기진 못했다. "제가 엄대장이잖아요. 원래 솔선수범하는 거 안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항상 가장 앞에 나섰어요. 스케줄 안되는 감독 대신 네팔 답사도 대신 다녀오고요. 감독님과 아이디어 회의도 많이 했죠"
영화 속에서는 날씨가 좋지 않아 고생이었지만 촬영 때는 날씨가 너무 좋아 고생이었다. "사실 네팔과 영월 세트에서 촬영을 할 계획이었거든요. 영월에 채석장을 개조해서 엄청나게 큰 빙벽을 만들었어요. 엄대장님이 와서 보시고 '진짜 에베레스트인데'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작년이 20년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대요. 빙벽이 다 녹고 돌까지 부서지고 하면서 촬영을 못하게 돼버렸어요. 그래서 급하게 몽블랑까지 가서 촬영을 하게 됐죠. 몽블랑에서도 날씨가 계속 따뜻해서 촬영을 못할 뻔했는데 다행히 오기 전날 눈보라가 치기 시작해서 급하게 찍으면서 좋은 장면을 많이 뽑아냈어요. 마지막날은 정말 신이 주신 선물 같았죠."
그렇게 고생고생 해서 촬영을 했으니 크랭크업 날에는 복받쳐 오르는게 당연하다. "양수리 세트장에서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스태프가 '이제 더이상 촬영 없어요' 하는데 눈물이 확 쏟아지더라고요."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 "짊어졌던 무거웠던 짐을 벗어던져서 그랬나 한참을 울었어요. 이번 작품은 그렇게 좀 특별했던 것 같아요."
'히말라야'는 같은 날 '대호'와 나란히 개봉한다. 경쟁작이라는 의미다. "사실 '대호'와 경쟁이라는 생각은 별로 안들어요. 내 작품 같거든요. '신세계' '남자가 사랑할 때'를 함께 했던 제작사에 동료들에 스태프까지 모두 가족 같은 사람들이에요. 같은 사람들하고 현재 '아수라'를 촬영하고 있기도 하고요. 같이 잘돼야죠."
게다가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다. "올 여름 이전에는 한번에 1000만 영화 두편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암살'과 '베테랑'이 동시에 1000만 영화가 됐잖아요. 이제 걱정은 안해요. '히말라야'와 '대호' 모두 1000만 관객이 되면 좋죠."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