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바르셀로나 축구다.
"바르셀로나의 플레이를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른 행성에서 온 플레이를 상대하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바르셀로나(6대1 바르셀로나 승)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 후 한 AS로마의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의 말이 그들의 현주소다.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으로 축구에서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술을 말함)로 2008~2009시즌 트레블(리그, 유럽챔피언스리그, FA컵 3관왕)에 성공한 바르셀로나는 2014~2015시즌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트리오)'을 앞세워 또 한번의 트레블을 품었다. 두번의 트레블을 달성한 클럽은 바르셀로나가 유일하다. 올 시즌에도 강력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들의 현란한 개인기도 개인기지만, 바르셀로나만의 잘 짜여진 전술은 모든 감독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K리그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새롭게 지휘봉을 잡는 감독은 입버릇처럼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 실체를 찾아 나섰다. K리그 감독들은 꿀 같은 휴식기, 바르셀로나 축구를 보기 위해 해외로 나가고 있다. 포문은 서정원 수원 감독이 열었다. 매년 겨울 새로운 축구를 보기 위해 유럽으로 떠나는 서 감독은 이번 행선지를 스페인으로 정했다. 바르셀로나의 축구를 보기 위해서다. 서 감독은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챔피언스리그 등을 직접 관전하고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수원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할 예정이다. 올 시즌 늑대축구로 새바람을 불러 일으킨 김도훈 인천 감독도 바르셀로나에 간다. 스페인, 독일 등을 두루 도는 김 감독은 바르셀로나식 공격축구도 지켜볼 계획이다.
모두 멀리 유럽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클럽월드컵이 열리는 가까운 일본에 가는 감독들도 있다. 최문식 대전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이다. 바르셀로나는 유럽챔피언 자격으로 클럽월드컵에 나선다. 17일 4강전 일정을 시작한다. 최 감독과 조 감독은 이 일정에 맞춰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최 감독은 지인을 통해, 조 감독은 구단의 지원으로 어렵게 티켓을 구했다. 두 감독은 코치진과 함께 클럽월드컵을 관람할 예정이다. 두 감독은 '바르셀로나가 만들어내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직접 볼 수 있게 됐다'며 싱글벙글이다. 특히 최 감독은 '바르셀로나 바라기'로 유명하다. 전술을 설명할때마다 직접 바르셀로나의 선수들과 전술을 언급한다. 평소에도 바르셀로나 축구를 즐겨본다. 최 감독은 "직접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보고 다음 시즌 전술의 영감을 얻어 오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조 감독도 "구단이 좋은 기회를 줬다. 유럽에 가고 싶었는데 가까운 일본에서 큰 대회가 열리는만큼 강팀들의 전술을 잘 연구해서 다음 시즌 팀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