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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굴욕, 지금의 아픔이 빛이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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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는데, 충격적인 일이 또 벌어졌다. 간판스타 2명의 연속 포스팅 무응찰 수모. 롯데 자이언츠는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롯데는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한 황재균에 대해 응찰 구단이 없음을 통보 받았다. 롯데는 이미 손아섭이 포스팅에 도전해 무응찰이라는 쓴맛을 봤었다. 이렇게 야구판을 시끌벅적하게 했던 롯데 선수 2명의 도전은 결국 '무모했던 도전'으로 남게 됐다.

손아섭의 충격적인 실패, 때문에 황재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2번 연속 무응찰이 나올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롯데 구단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해 포스팅 도전을 허락했지만, 결국 아무 생각 없이 일 추진을 했다는 혹평을 받게 됐다. 결국 메이저 구단 자신들은 정작 큰 관심이 없는데, 돈을 얼마 이상 받아야 보내느니 마느니 이런 얘기들이 미국에도 알려졌을 것이고 메이저리그 팀들 입장에서는 이 모습들이 괘씸하게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다행인 건 두 선수가 현재 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다는 점. 이런저런 얘기가 직접 들릴 사회에 있었다면 선수들이 입을 충격이 더 클 수 있었는데, 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르고 나올 수 있게 된 점은 나쁘지 않다.

포스팅 실패는 이미 지나간 일. 이제 중요한 건 앞으로다. 두 사람이 몸도, 마음도 제 컨디션인 상태에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임해야 한다. 이번 실패로 야구를 그만둘 선수들이 아니다. 미래가 창창한 젊은 선수들. 황재균은 1년, 손아섭은 2년을 더 뛰면 FA 자격을 얻게 된다.

선수 개인 뿐 아니라 팀 롯데에도 중요하다. 두 사람이 정상 컨디션으로 시즌을 치른다면 롯데의 전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오프시즌 손승락, 윤길현 영입으로 불펜진을 강화한 가운데 타선만 제대로 터져준다면 롯데는 충분히 가을야구에 도전할 전력이 된다. 조원우 신임감독이 "두 사람 모두 정신적으로 강한 선수들이라 잘 이겨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한 이유다.

결국, 팀에서 이 선수들을 잘 감싸줘야 한다. 코칭스태프도, 동료들도 꿈을 위한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두 사람을 따뜻하게 맞이해주면 두 사람이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다.

손아섭과 황재균의 미국 진출 실패, 아이러니컬하게도 롯데에는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롯데에 희망의 빛이 비친다는 것은, 두 사람이 다시 한 번 꿈을 이룰 도전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