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남에서 3년간 최선을 다했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어느곳에 있든지 선수든 지도자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K리그 레전드 골키퍼' 김병지가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전남을 떠날 뜻을 밝혔다. 올시즌 말 전남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김병지는 4일 전남 구단으로부터 재계약 의사가 없다는 얘기를 전달받았다.
김병지는 1992년 현대에 입단한 후 23시즌째 K리그 현장을 굳건히 지켜온 레전드다. 2013년 하석주 전 감독의 부임과 함께 경남에서 전남으로 이적했고, 주전 골키퍼로 뛰며 K리그 최초의 7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경기력에서도 나이를 거스르는 활약을 펼치며 8경기 무실점을 기록했고, FA컵에서도 페널티킥을 잇달아 막아서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김민식, 한유성 등 백업 골키퍼들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상래 감독은 김병지의 잔류를 강력하게 희망했지만, 전남 구단은 재계약을 망설였다. 김병지는 절친이자 감독인 노 감독이 자신의 문제로 부담을 갖는 것, 자신의 가치를 몰라주는 구단을 향해 읍소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김병지는 "친구인 노 감독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고 싶지도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싶지도 않았다"는 말로 전남을 떠날 뜻을 밝혔다.
김병지의 재계약 문제에 대한 질문에 박세연 전남 사장은 "모든 선수들의 재계약 문제는 12월 말에 결정된다. 아직 아무것도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미 분위기는 재계약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병지는 담담했다. 이날 인터뷰를 통해 "나는 전남에서 3년간 최선을 다했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경기력 면에서도 부끄러운 것이 없다"고 했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않았지만, 어느 곳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선수든 지도자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