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뽑아달라고 했다. 무조건 성공할 투수니까."
KIA 타이거즈가 뽑은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가 화제다. KIA는 2일 170만달러의 거금을 들여 노에시 영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노에시 영입 얘기가 계속 흘러나왔지만 "아직 조율할 부분이 있다"며 영입 발표를 미뤄왔던 KIA가 드디어 노에시를 품었다.
노에시는 급이 다른 투수라는 평가로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노에시는 트리플A 출신이거나 빅리그 경험이 많지 않은 국내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하면 레벨이 다르다. 지난해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무려 8승11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나이도 29세로 어리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유망한 자원이 한국 무대에 발을 들이게 된 것 자체가 상징적이다.
그렇다면 노에시의 국내 무대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KIA가 아닌 A구단 감독은 "노에시의 영상을 보자마자 무조건 영입해달라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한화 이글스 에스밀 로저스와 비교하면, 무조건 로저스만큼은 할 투수고 그 이상도 충분히 가능한 선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의 대체 선수로 들어와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인 로저스. 노에시가 로저스와 곧잘 비교된다. 공을 던질 때 폼과 팔이 나오는 각도가 유사하고, 지저분한 볼 끝과 낙차 큰 변화구도 닮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비슷한 가운데 전체적인 구위나 안정성 측면에서 노에시의 손을 들어줬다.
A팀 말고도 다른 많은 팀들이 노에시의 존재를 모를리 없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들 풀은 어느정도 한정적이다. 모든 구단들이 선수들의 몸값, 필요한 투수 유형 등을 고려해 갈라 먹는 식이다. 그러하면 다른 구단들은 왜 이 뛰어난 선수를 지켜보고만 있었을까. B구단 프런트는 "너무 욕심나는 선수였지만 원하는 몸값을 듣고 바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KIA가 노에시를 170만달러에 데려왔는데, 한화는 로저스에 190만달러를 줬다.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훨씬 처지는 로저스가 더 많은 돈을 받는 상황을 노에시가 그대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