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강화도 좋지만, 내부 육성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한화 이글스의 광폭 선수 영입 행보. 일단 팬들은 매우 반갑다. 얼마의 돈을 쓰든, 선수가 들어오면 올수록 전력은 분명 강화된다. 2년 전 정근우 이용규, 그리고 지난해 권 혁 송은범 배영수.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올해 정우람과 심수창을 FA 영입했다. 이 뿐 아니다. 한화는 2일 두산 베어스에서 방출된 베테랑 불펜 이재우를 영입했다.
지난달 30일 무려 13명의 선수를 방출하겠다고 한 한화. 이 상황에서 다른 팀 방출 선수까지 챙겼다. 성적에 대한 열망, 즉시 전력감에 대한 욕심이다. FA 영입과 2차드래프트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다. 한화는 2차드래프트를 통해 투수 송신영, 포수 차일목, 외야수 장민석을 영입했다. 세 사람 모두 나이가 많은 베테랑이다. 주전이든, 백업이든 당장 1군에서 뛸 실력을 갖춘 경험 많은 선수들이다.
문제는 이 선수들이 들어오는만큼 다른 선수들이 빠져야 한다는 것. 다른 구단들보다 훨씬 많은 13명의 방출 수순이 이를 대변한다. 이들을 데리고 있다 내년 시즌 도중 필요할 때 다시 쓴다 해도, 확실한 건 지금 상황에서 이 선수들을 품을 자리가 없기에 방출 명단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몇년 후부터다. FA는 프로 무대에서 오래 고생한 선수들이 받는 보상이다. 첫 FA 자격을 얻기까지 아무리 빨라야 30세가 넘는다. 이 말인 즉슨, 이 선수들의 은퇴나 기량 저하 시기가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즉시 전력 베테랑들도 마찬가지다.
당장 성적을 위해서는 좋은 결정일 수 있지만, 미래를 봤을 때는 걱정이 된다. 어쩔 수 없는 방출, 그리고 보상선수로의 유출. 각 구단들이 보상선수를 뽑을 때 젊은 유망주들을 주로 데려가는 것도 한화에는 손해다. 이미 한화는 유망주 포수였던 한승택과 김민수를 보상선수로 내주는 아픔을 겪었었다. 그리고 조인성과의 FA 계약, 차일목 영입 등으로 안방 자원을 수혈한 상황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