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가 동부를 눌렀다.
모비스는 2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동부를 77대75로 물리쳤다.
경기 전 통산 9341점을 기록했던 김주성은 이날 10점을 추가, 9347점을 기록했던 문경은 SK 감독을 넘어섰다. 역대 3위다. 1위는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서장훈(1만3231점), 2위는 추승균 KCC 감독(1만19점)이다.
경기 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이 맥을 잘 짚는다. 하지만, 오히려 활동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외곽에서 찬스가 난다"고 했다.
실제 그랬다. 모비스는 골밑을 공략하면서, 외곽에 효율적인 패스를 했다. 전반 모비스는 50%의 3점슛 성공률(18개 시도 9개 성공)을 기록했다. 결국 44-37로 앞서갔다. 이 과정에서 모비스의 신인 정성호는 모비스 특유의 패스게임에 의한 3점슛 2방을 꽂아넣기도 했다.
후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웬델 맥키네스가 원동력이었다. 이날 경기의 초점이 하나 있었다. 맥키네스는 가드겸 포워드지만, 공격 활동공간은 주로 인사이드다. 이날 30점을 몰아넣었는데, 3점슛은 3개를 시도, 단 하나도 넣지 못했다. 대부분의 득점이 골밑슛, 혹은 거기에 따른 자유투였다.
문제는 맥키네스의 파워였다. 모비스는 아이라 클라크와 커스버트 빅터가 있다. 파워가 준수한 빅맨들이다. 그러나 맥키네스의 파워는 그들을 능가했다. 저돌적인 돌파로 클라크와 빅터는 번번이 밀렸다. 결국 빅터가 경기종료 4분44초를 남기고 5반칙, 클라크가 2분50초를 남기고 또 다시 5반칙을 당했다.
조금씩 추격하던 동부는 경기종료 2분12초를 남기고 두경민의 3점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비스의 저력은 살아있었다. 경기종료 25.9초를 남기고 함지훈이 1대1 포스트 업 공격을 통해 득점을 했다. 75-73, 2점 차 리드.
빅터와 클라크가 도저히 포스트업을 시도하지 못하던 맥키네스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했다. 함지훈의 포스트 업은 확실히 달랐다. 그는 림을 향해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고 다리를 약간 림과 어긋난 방향으로 향하면서 몸을 밀었다. 파워의 정면대결이 아닌 힘의 분산을 시도하면서 포스트 업을 했다. 결국 훅슛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 부분은 확실히 기술적이었다. SK 전희철 코치는 아마추어 빅맨들과의 포스트 업 특강을 통해 "파워가 더 뛰어난 수비자를 만나도 포스트 업을 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정면으로 밀지 말고, 옆으로 비스듬히 밀면서 힘을 분산시키면, 수비자는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교본을 함지훈이 보여줬다.
그러나, 맥키니스는 곧바로 자유투 2개를 성공시켰다. 14.8초, 모비스의 마지막 공격. 이때 양동근의 공을 스틸한 맥키니스는 통렬한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결국 동부가 극적이 역전승을 거뒀다.
예상을 뛰어넘은 맥키니스의 파워가 만들어낸 승리였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