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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유아인, 무대 위·아래 빛났던 '청춘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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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청춘의 아이콘' 유아인이 데뷔 11년 만에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인생 최대의 사건(?)을 만들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김혜수, 유준상의 진행 아래 제36회 청룡영화상이 열렸다.

이날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스타는 '대세' 유아인이었다. 여름 '베테랑'(류승완 감독), 가을 '사도'(이준익 감독)로 무려 2000만명을 동원한 '충무로 킹'인 그는 등장부터 퇴장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모았다.

버건디 벨벳 턱시도로 한껏 멋을 낸 후 레드카펫에 등장한 유아인은 자신을 기다린 수많은 팬에 두 손 들어 인사하며 축제의 서막을 알렸다. 추운 겨울 날씨도 잊게 하는 팬서비스로 레드카펫을 달군 그는 이후 시상식이 시작하자 본격적인 '유아인 타임'을 만들어냈다.

시상식의 포문을 여는 신인상 시상자로 나선 유아인은 선배 문정희와 재치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한껏 올렸다. '베테랑'의 명대사인 "어이가 없네?"를 적재적소 사용한 그는 긴장된 시상식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대 위에서 빛났던 유아인의 아우라는 무대 아래에서도 계속됐다. 2부 축하공연을 선보인 AOA는 히트곡 '심쿵해'로 남자배우들을 미소 짓게 했는데 특히 적극적인 애정을 과시한 이가 바로 유아인이었다. 그는 어깨를 들썩이며 '심쿵해' 가사를 따라불렀고 이런 인간적인(?) 모습은 카메라를 통해 전국의 여성팬들에게 꽂혔다. 또 한 번 '심쿵'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축제 좀 즐겨봤다는, 놀 줄 아는 '오빠'로 매력을 과시했다.

어디 이뿐인가? 한바탕 흥을 올린 유아인의 활약은 수상자가 탄생할 때마다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사도'의 전혜진이 호명되자 누구보다 기뻐하던 그는 포옹으로 전혜진을 축하했다. 어머니 전혜진의 재킷을 손수 받아주는 배려심도 잊지 않았다. '사도'를 통해 모자(母子) 케미스트리를 발휘한 그는 스크린에서 못다 이룬 애틋한 정을 시상식 무대 아래에서 나눴다.

이렇듯 매 순간 시선을 강탈하는 유아인의 존재감. 클라이맥스는 남우주연상 발표였다. 자신이 후보에 오른 남우주연상 발표가 다가오자 조금씩 초조해 하는 모습을 보인 유아인. 얄궂게도 함께 호흡을 맞춘 '베테랑'의 황정민, '사도'의 송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기 때문에 유아인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순간이었다.

충무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배우들이 노미네이트된 상황에 수상은 언감생심 엄두도 못 냈을 유아인. 자신이 주인공으로 호명되자 두 눈을 질끈 감은 유아인은 어찌할 줄 모르며 선배 배우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거듭했다. 11년 차, 첫 남우주연상이었다. 무대에 오른 유아인은 지난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았고 뜨거운 포옹으로 마음을 대신했다.

유아인은 "시상을 하려고 청룡에 참여했는데…"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어 "이런 무대에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 청심환까지 먹고 왔다. 지금도 내 상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사도'와 '베테랑'으로 올 한해 많은 관객이 사랑을 보내주셨다. 그 덕에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순간보다 부끄럽고 민망한 순간이 더 많았다. 매 순간 부끄러운 일로 성장하고 다그치고 또 성장하는 그런 배우, 인간이 되겠다"고 유아인다운 쿨한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유아인은 이번 청룡영화상에 참석하면서 남우주연상에 대한 욕심은 일찌감치 버렸다. 당연히 자신보다 더 대단한 선배들에게 영광이 돌아갈 것이라며, 그래야만 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리고 수상보다는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순간, 함께할 수 있는 시상의 영광에 더욱 집중했다. 그래서 시상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했다는 후문이다.

청룡으로 날아간 유아인은 참으로 떳떳했다. 무대 위에서도, 무대 아래에서도 반짝반짝 빛났던 유아인이었다. 올 한해 어이가 없을 정도로 호연을 펼친 유아인에게 남우주연상은 당연했고 마땅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유아인. 10년 뒤, 20년 뒤에도 훨훨 나르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