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일 냈다.
배우 오달수가 드디어 청룡과의 입맞춤에 성공했다. 오달수는 사실 대한민국 최다 천만 관객 영화 출연 배우다. 국내 천만 관객 영화 중 무려 7편에 출연했다. 2015년에만 30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 국내 최초 동원 관객수 1억 명을 넘긴 배우다. 연기력도 인정받은 배우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괴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조선명탐정'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조연 배우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쌓았다. 그럼에도이상할 정도로 청룡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 그가 영화 '국제시장'으로 칼을 뽑아 들었다. '국제시장'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부터 현재까지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황정민) 를 통해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위대한 아버지의 인생을 돌아본 작품이다. 오달수는 극중 덕수가 부산에 피난왔을 때 임시 국민학교에서 만난 친구 천달구 역을 맡았다. 천달구는 오달수에 의한, 오달수가 아니면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심각한 상황이나 극이 조금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어김없이 터져나오는 오달수 표 개그는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파워를 발휘했다. 백마(?)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독일에 광부로 갔다 첫날 밤을 치루게 된 에피소드나 갱도에 매몰돼 석탄가루에 기도가 막히고 기절, 아무런 가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나를 두고 가면 평생 귀신이 돼 쫓아다니겠다"고 절규하는 모습은 눈물짓던 관객도 웃기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관객을순식간에 쥐락펴락하는 그만의 메소드 연기로 드디어 설욕에 성공했다.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소수의견' 이경영, '오피스' 배성우, '베테랑' 유해진, '암살' 조진웅과의 경합 끝 '국제시장'으로 당당히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 10여 년만의 쾌거에 주변에서도 환희의 박수를 보냈다.
오달수는 "다리도 떨리고 머리도 하얗다. 아무래도 조진웅 씨 부축을 좀 받아야 할 것 같다. 이런 큰 상은 처음이다.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다. 좋은 작품 주시고 믿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고 '국제시장' 스태프에도 감사하다. 옆에서 항상 든든한 친구로 있었던 황정민에게도 감사하다. 부산에서 저보다 더 기뻐할 가족들께도 감사하다. 식구들과 같이 이 기쁨 나누고 싶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공감으로 이 상을 받았다 생각한다. 너무 감사 드린다. 다음에 또 좋은 영화로 찾아뵙겠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