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이요? 우리는 그대로 공격축구할거예요."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덤덤했다. 수원FC는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서울 이랜드와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수원FC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비기기만 해도 2위 대구와 펼치는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정규리그 순위에 어드밴티지를 주기 위해 비겼을 경우 상위팀이 승리한 것으로 한다. 수원FC는 정규리그 3위, 이랜드는 4위였다.
하지만 조 감독은 '비기겠다'는 소극적인 작전은 일찌감치 접었다. '평소대로'가 수원FC의 전략이다. 조 감독은 "수비축구를 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수원FC의 축구는 공격축구다"며 "우리가 선제골을 넣으면 이랜드는 2골을 넣어야 한다. 이랜드는 비기면 탈락하는 만큼 다득점에 대한 초조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지점을 잘 노리면 대량득점을 올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랜드전은 수원FC 창단 후 가장 큰 경기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수원FC가 자칫 단판승부,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으로 제 경기를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반면 이랜드에는 김재성 조원희 김영광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많다. 조 감독이 '평소대로'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 감독은 대학과 내셔널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단기전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조 감독은 "'4위 안에 포함되느냐 아니냐'가 사실 더 긴장되는 부분이었다. 그때는 미팅도 많이 하고 선수들에게 주문도 많이 했다. 지금부터는 보너스다. 우리는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단판승부에서 더 잘하려고 하면 선수들 스스로 경직될 수 밖에 없다. 특별한 전략 보다는 우리가 하던 축구 대로 즐기다 보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다행히 선수들도 들뜨거나, 부담에 눌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핵심 미드필더' 권용현은 "물론 클래식으로 가면 좋다. 전반기만 해도 다른 팀에 가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하지만 후반기 김재웅, 시시 등이 가세하며 즐기면서 축구를 했다. 지금 수원FC 선수들과 함께 더 오래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수원FC는 부상자도 없고, 경고 누적도 없다. 첫 플레이오프행에 각계에서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구단주도 투자를 약속했다. 최상의 분위기 속에서 이랜드를 상대할 수 있게 됐다. 수원FC는 올 시즌 이랜드와 팽팽했다. 2승2패였다. 전반기 2패로 몰렸던 수원FC는 후반기 2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조 감독은 "처음에는 이랜드의 경험있는 선수들에 밀렸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뒤지지 않았다. 골이 이상하게 터지지 않았다. 후반기 경험 많은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결과도 만들어냈다. 이번 경기도 자신있다"고 했다.
조 감독은 마음을 비웠다. 오히려 이럴때 더 좋은 결과가 나는 법이다. "사실 우리가 좋은 스쿼드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아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잘한 결과다. 선수들이 긴장 속에서 경기를 하기 보다는 편안하게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