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블랙은 무조건 포함시킨다."
kt 위즈의 외국인 타자 댄블랙 딜레마.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5일까지 외국인 선수 재계약 의사통지를 해야한다. 이미 재계약을 완료한 선수 외에,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을 시켜야 향후 재계약을 추진할 수 있다.
이번 오프시즌 외국인 선수 재계약 관전 포인트는 단연 kt 댄블랙이다. 시즌 중반 대체 선수로 들어와 엄청난 타격 실력으로 kt 상승세를 이끌었다. 스위치 타자로 양 타석 모두에서 정교하고 힘까지 갖춰 방망이 하나만큼은 믿고 쓸 수 있는 선수.
문제는 kt의 팀 사정이다. kt는 내년 시즌까지 4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이미 타자 앤디 마르테와 새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과의 계약을 마쳤다. 남은 자리는 두 자리. kt는 내년 시즌 투수 3명, 타자 1명의 쓸 경우 댄블랙 카드를 포기해야 한다.
그런데 일찍 포기할 수도 없다. 국내 FA 계약이 완료돼야 한다. kt가 댄블랙과의 최종 계약을 계속 확정짓지 못한 이유다. FA 시장에서 괜찮은 타자 자원들을 데려오면 댄블랙 대신 안정적인 선발 투수 3명을 돌리는게 장기 레이스에서 이득이다. 하지만 FA 계약이 시원치 않으면 댄블랙 카드로 타선의 무게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문제는 올해 프리미어12 관계로 FA 시장 문이 늦게 열렸다. 25일이 외국인 선수 재계약 의사통지 마감일임에도 불구하고 FA 시장은 원소속구단과의 협상조차 끝을 맺지 못하는 시점이다. kt의 FA 영입 향방을 종잡을 수 없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kt는 댄블랙에게 일단 재계약 의사통지를 한다. 내부적으로 이 방안을 확정지었다.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과 더스틴 저마노에 대해서는 25일 마지막 시점까지 고민을 할 예정이다. 일단 댄블랙에 대한 보유권을 잡아놓고, 향후 FA 시장이 정리되면 댄블랙과의 재계약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그렇다고 kt가 잔인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일각에서는 kt가 이렇게 보유권을 갖고 있다가 결국 댄블랙과의 계약을 포기하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만드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하지만 kt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외국인 선수 계약 내용을 확정짓고, 댄블랙과의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그를 원하는 팀들이 나타날 경우 조건 없이 갈 수 있게 만들어줄 예정이다. 어차피 기존 타자들과 재계약하지 않는 구단들은 천천히 새 자원들을 물색하는 수순을 밟기에, 댄블랙을 원하는 구단들은 그가 시장에 나올 때까지 차분히 다른 자원들을 검토하며 기다리면 된다. 그 사이 더 좋은 타자 자원이 나오면 그와 계약하면 되고, 시원치 않으면 댄블랙에게 눈을 돌리면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