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내년 변화 소용돌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넥센은 내년엔 투타 핵심이 모두 빠지게 됐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포스팅으로 미네소타 입단을 앞두고 있다. 포스팅 금액이 1285만달러에 달한다. 미네소타의 큰 관심 증거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을 것이 확실시 된다. 여기에 에이스 벤헤켄도 일본프로야구로 떠난다. 밴헤켄의 행선지는 세이부로 알려졌다.
박병호는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부동의 4번타자. 벤헤켄도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거둔 대체불가 에이스다. 넥센으로선 어느정도 예견됐던 이별이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행은 본인 뿐만 아니라 넥센 구단도 수년간 공을 들이며 준비해온 사안이다. 밴헤켄 역시 지난 시즌 20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을때부터 일본구단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모기업이 없는 자생구단 넥센 입장에선 일본프로야구와의 돈전쟁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내년이면 밴헤켄은 37세가 된다. 본인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 다년계약을 원하고 넥센은 덜컥 들어주기 힘든 사안이었다. 일본프로야구는 한국과 달리 다년계약이 일반적이다.
구장 변화도 큰 부분이다. 가장 작은 목동구장 대신 내년엔 고척돔으로 옮기게 된다. 돔구장은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아 홈런타구가 더 많이 나온다고 하지만 구장 사이즈가 목동보다 훨씬 크다. 여기에 4m가 넘는 높은 담장으로 인해 넥센의 홈런 수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50홈런을 넘게 때린 박병호도 없다. 팀 타격 스타일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큰 것 한방이 아닌 짜임새 위주로 재편할 필요성이 커진다.
밴헤켄의 이탈은 더 큰 데미지를 안길 수 있다. 넥센은 올시즌 타격보다 마운드에서 여러 차례 문제점을 드러냈다. 선발진은 밴헤켄과 피어밴드(재계약 성공) 둘이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종 선발 10승에 대한 목마름이 여전하다. 염경엽 감독은 마운드 정비를 내년 시즌 첫번째 과제로 꼽았다. 밴헤켄에 대한 재계약 불안은 상존했지만 막상 놓친다고 가정하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넥센은 올시즌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도 전혀 불안해하지 않았다. 김하성의 성장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하성은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유격수 수비도 갈수록 안정됐다. 강정호를 100%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공백을 최소화한 것은 사실이다.
현재로선 내년시즌은 불확실성 투성이다. FA를 선언한 유한준 이택근 손승락의 행보에 따라 대규모 전력재편도 불가피하다. '빌리 장석'이라 불리는 이장석 대표와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버티고 있지만 4년 연속 가을야구가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늘 위기를 기회로 바꿔온 넥센이지만 올겨울은 유독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 선수확보와 유망주 성장플랜이 더 압박받게 생겼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