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새로운 나라, 조선의 수레를 끄는 '육룡(六龍)'이 드디어 한자리에 모였다. 비록 완전체가 되기까지 자의 반, 타의 반의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한마음, 한뜻으로 '헬(Hell)고려'를 타파하기 위해 자신들의 고삐를 한곳에 묶었다. 그러나 육룡의 고삐를 한 손에 쥐었다고 안심할 때가 아니었다. '헬고려'보다 더 무서운 야욕의 광인(狂人)이 육룡의 앞길을 막아섰으니 말이다. 바짝 오른 독이 심상치 않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에서는 벽사계를 이용해 정도전(김명민)을 살해하려는 홍인방(전노민)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주 눈엣가시인 정도전을 처리하기 위해 고려 최고의 자객 벽사계를 보낸 홍인방. 위험에 빠진 정도전을 구하기 위해 여암정으로 모인 '오룡(五龍)' 이방원(유아인), 분이(신세경), 땅새(변요한), 무휼(윤균상), 이성계(천호진) 그리고 연희(정유미)는 복수의 벽사계를 처리하고 정도전을 구하는 데 성공한다. 고민 끝에 정도전과 이성계를 믿어보겠다 선언한 땅새의 합류까지 이뤄지며 본격적인 육룡의 시대가 도래했다.
피습 위협에 놓인 정도전을 위해 이성계는 땅새를 호위무사로 배정했고 땅새를 제 아들처럼 여길 것이라며 선포했다. 이어 땅새에게 '꽃다울 방(芳)'과 '땅 지(地)'를 이어 만든 이방지라는 이름을 선물했다. '향기가 나는 아름다운 땅'이라는 이방지는 그렇게 이성계의 사람이 됐고 얄궂은 운명인 연희와 안타까운 동지가 됐다.
이성계의 사람이 된 인물은 이방지뿐만이 아니었다. 이방원과 정략결혼한 해동갑족 황려 민씨 민다경(공승연) 역시 '육룡'의 조력자가 됐다. 민다경은 혼례 후 첫날밤 이방원을 향해 "도당의 행방과 귀하의 가문이 부흥할 때까지 합방하지 않을 것이며 귀하의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당돌함을 보였다. 오직 분이 뿐인 이방원은 콧방귀를 뀌며 "내가 잘하여 황녀 민씨 가문에 버림받지 않도록 할 테니 두 발 쭉 뻗고 주무시오"라고 차갑게 돌아섰다. 이방원을 사이에 둔 분이와 민다경의 삼각관계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렇듯 차근차근 세를 키워가는 이성계와 정도전. 이를 호락호락 넘길 홍인방과 길태미가 아니었다. 해동갑족과 연합에 실패한 홍인방은 무서운 광기를 드러내며 해동갑족과 이성계를 한 번에 옭아맸다. 그 첫 번째 계략으로 홍인방은 해동갑족 조반의 토지를 몰수했고 심복을 이용해 귀족인 조반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에 발끈한 조반은 도당에 홍인방의 탄핵안을 건의했고 홍인방은 이를 역이용해 해동갑족인 조반이 역모를 꾀했으며 이와 관련된 이성계까지 역모로 몰아세웠다.
"다른 노림수가 있는 홍인방의 계략"이라는 이방언의 충언에 "권력욕에 눈먼 홍인방의 실수"라며 조급하게 앞서나간 정도전. 그동안 정도전의 선구안에 놀아난 홍인방의 치명적인 역습에 제대로 허를 찔렀다. 과연 육룡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시청자의 이목이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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