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으로 이끈 김인식 대한민국 사령탑.
그는 우승이 확정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우승의 기쁨을 갈무리하려는 느낌이 강했다.
그는 "미국이 예선에서 워낙 잘했다. 예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며 "오늘은 예상 외로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결국 점수를 많이 내고 대승을 거뒀다"고 했다.
김 감독은 "미국 팀 투수들의 특성에 대한 준비를 많이 했다.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터 등 변화구를 미리 예상했다. 그리고 선수들이 미리 준비를 많이 했다. 충분히 분석해서 알고 잇어도 선수가 타석에 들어가 투수와의 수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결국 대승의 원동력은 타자들이 그만큼 미국 투수들을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006년 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을 이끌었다. 세계대회에서 우승은 처음이다.
김 감독은 여기에 대해 "사실 이번 대표팀을 꾸릴 때 걱정이 매우 많았다. 대표급 10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많이 빠졌다. 야수들보다 투수들이 약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점점 경기를 하면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줬다. 그 영향으로 타선이 덩달아 터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일본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를 공략하지 못한 부분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는 "개막전과 준결승에서 오타니의 공을 전혀 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힘들었다. 준결승 9회에 역전승을 하는 바람에 그 분위기가 결승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했지만, 한국 야구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동시에 했다.
그는 "국제대회 나올 때마다 늘 느끼는 것은 상대팀의 투수들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일본 투수들이 부럽다. 또 이번 결승전에서도 잘 나타났지만, 미국팀 외야의 송구능력이 굉장히 부럽다"며 "우리는 계투진이 짧게짧게 던지면서 위기를 면하는 게 있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나와야 하고, 우리 야수들도 송구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도쿄돔=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