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가족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유독 한 명만이 혼자였다. 이근호(전북)였다. 이근호가 외롭게 우승한 사연은 이렇다.
전북은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가족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미 8일 제주에 승리하면서 우승을 확정한 상태였다. 성남전은 우승 세리머니의 장이었다. 가족과 함께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선수들은 경기 입장 시에도 가족들의 손을 잡고 나섰다. 주장 이동국은 아들 대박이(본명 이시안)를 매치볼 키드로 내세웠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잔치였다.
하지만 예외가 있었다. 이근호였다. 이날 이근호의 가족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친형의 결혼식과 겹쳤다. 가족들은 모두 서울에서 친형의 결혼식으로 갔다. 그래도 이근호는 팀을 택했다.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가족이 없는 대신 이근호는 어린이 전북팬 한명과 함께 했다. 2011년 최강희 감독이 A대표팀에 있을 때 '울분의 편지'를 썼던 어린이 팬이었다. 당시 이 어린이는 '최 감독이 없으면 전북은 망한다'며 '빨리 돌아오라'는 편지를 썼다. 전북이 이 어린이팬을 초청해 이근호와 함께 경기장에 나서게 했다.
이근호는 경기가 끝난 뒤 친형을 만나기 위해 바로 서울로 달려갔다. 전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