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시' 이승우(17·바르셀로나 B)는 지난달 31일 국제축구연맹(FIFA) 칠레 17세 이하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했다. 17세 이하 대표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그러나 이승우는 '혼자'였다. 중학교 때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건너간 탓에 친구가 없었다. 일주일간 한국에 머무는 동안 이승우는 홀로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았다. 2009년 축구 인생의 밑거름이 된 '홍명보 축구클럽'을 다녔던 추억도 떠올리고, 50여 일밖에 남지 않은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해제에 맞춰 바르셀로나에서의 밝은 미래를 그렸다. 이승우의 부친 이영재씨는 "승우가 수원종합운동장을 혼자 걸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더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한국에서 일주일을 머문 뒤 바르셀로나로 돌아갔다. 이승우 측은 내심 FIFA 징계 완화를 예상했다. 17세 이하 월드컵 전 FIFA가 이승우를 주목했고,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1차전 이후 또 다시 FIFA가 이승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그러나 변한 건 없었다. 바르셀로나와 FIFA의 불편한 관계는 그대로였다. 바르셀로나는 FIFA 징계를 풀려고 노력했지만, FIFA가 요지부동이었다. 이승우는 할 수 없이 훈련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야 했다. 일본이 첫 후보지였다. 홍명보 전 A대표팀 감독이 현역 시절 활동했던 가시와 레이솔을 떠올렸다. 그런데 또 다시 FIFA의 딴지에 발목을 잡혔다. FIFA는 한국 외 다른 국가에서의 훈련을 제한했다. 결국 이승우는 한국에서 훈련하기로 결정했다. 팀은 초등학교 '은사'인 조덕제 감독이 있는 수원FC였다. 복수의 클래식 구단들이 훈련 참가를 제안했지만 이승우는 마음 편한 곳에서 훈련하고 싶었다.
17일 조용히 귀국한 이승우는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을 시작했다. 이승우의 말 속에는 독이 서려 있었다. "한국에 놀러온 것이 아니다. 훈련하러 왔다. 운동에 전념하고 싶다. 훈련 프로그램은 감독님께 맡기겠다." 이어 "(바르셀로나에서 훈련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남은 한 달 반 기간이 나에게 중요한 시기다. 많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느꼈다. 수원FC에서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없다. 감독님과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승우는 수원FC 회복조 선수들과 함께 러닝과 공빼앗기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시차를 고려한 조 감독의 배려였다. 이어 수원FC-한남대의 연습경기를 관전했다.
본격적인 훈련은 다음주부터 시작한다. 바르셀로나 코치가 한국으로 파견된다. 바르셀로나 측은 한국에서 완벽하게 몸을 만든 이승우를 곧바로 경기에 투입하길 원하고 있다. 이승우는 만 18세가 되는 내년 1월 6일부터 후베닐 A와 바르셀로나 B 경기를 병행한다. 특히 19세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유스 유로파리그에 핵심 공격수로 뛸 전망이다. 수원=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