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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 장외발매소, 이제는 문화공감센터 '복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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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장외발매소로 기대를 모았던 렛츠런문화공감센터(렛츠런CCC)용산이 개장 300일을 앞두고 있다.

렛츠런CCC용산은 그동안 편견 속에서 제대로 된 조명을 받지 못했다. 과거 장외발매소로 불리면서 얻은 부정적 이미지의 그늘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지역과의 상생도 점점 실현되어 가는 모양새다.

▶천덕꾸러기 장외발매소, 지역상생 공간으로

과거 렛츠런CCC 용산은 '화상경마장'으로 불리며 기피시설로 인식됐다. 마권발매 및 경마 중계라는 단순 기능에만 충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설과 서비스를 탈바꿈하고 문화강좌를 늘리면서 '변신'했다. 지난 1월 개장 이후 누적 이용객이 6만8000명에 달한다. 지역에 꼭 필요한 복합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을 위해 파워워킹, 요가, 탁구, 한국무용, 탭댄스, 진도북춤, 승마, 한문, 영어, 플로리스트, 노래교실, 노인 대학, 걷기교실 등 20여 개의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학기당 수강생은 평균 1000명이 넘는다. 문화강좌를 수강중인 최 모씨는 "다른 곳에서는 보통 한 달에 몇 십만 원을 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무료로 전문 강사가 세심하게 가르쳐 주기 때문에 매우 만족한다"며 "이전에는 도박 시설이라는 선입견이 있어 찾지 않았는데, 막상 와보니 시설도 좋고 깨끗해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아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키즈 음악줄넘기 수업을 수강했던 김 모씨도 "학교 수행평가 때문에 학원을 보내야 할지 걱정을 하다가, 음악줄넘기 강좌가 있다는 걸 알고 다니게 됐다"며 "깔끔한 강의실 환경과 재미있는 강사진과 함께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이를 보면 흐뭇하다"고 강좌에 대한 만족을 표했다.

▶렛츠런CCC는 남녀노소 없는 '사랑방'

서울시 소재 복지시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양성의 부재다. 25개구 사회복지관, 복지시설 분포를 보면 대부분 장년층 중심 시설로 편성돼 있다. 다양한 연령을 포용하는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렛츠런CCC가 여가문화 인프라 지원을 통해 자치구 내 다양성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 30개의 렛츠런CCC에서는 매달 최대 30여개의 문화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대전에선 학기당 1000명이 넘는 지역민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동 미술 수업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김 모씨는 "주변이 교통나 도로 시설 등으로 아이가 학원이나 문화센터를 다닐만한 환경이 못 되어 불편했다. 마침 렛츠런CCC에서 아동강좌를 개설해서 이용하는데, 가까운 주민에게는 편리한 시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동 케이팝(K-Pop) 댄스를 수강하는 자녀를 둔 김 모씨 역시 "저렴한 가격으로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만족하는 부분"이라며 "이 지역에 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없어 더욱 다양한 유아강좌나 초등학생 강좌를 개설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앞장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는 시대다. 렛츠런CCC는 지역 상생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이 편견을 딛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다. 역할은 지역민의 문화 욕구 충족 뿐만 아니라 자치구 재정 기여로도 드러난다. 렛츠런CCC가 지난해 서울 각 자치구에 납부한 세금은 1400억원에 달한다. 지역민 채용을 우선으로 두는 렛츠런CCC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드러나고 있다. 전국 30개소의 렛츠런CCC에서 5600명이 근무 중이다. 마사회는 경마, 경비, 미화 인력 외에도 노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가적으로 236명의 실버 PA(Park Assistant) 채용해 일자리 소외계층을 지원 중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