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궁금하다. 결론은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19일 4강에서 만난다. 최대 초점은 일본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다.
너무나 잘 알다시피 오타니는 8일 삿포로 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개막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선발등판,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했다. 당시 최고 161㎞의 패스트볼과 147㎞의 포크볼을 번갈아 던졌다.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캐릭터가 현실에 등장했다. 그런데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과 일본, 양팀이 연습하는 도중 미묘한 시선의 차이가 있었다.
스포츠조선에서 칼럼을 정기 기고 하고 있는 한일 프로야구 전문가 무로이 마사야씨는 "한-일 간의 온도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오타니에 대해 너무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고, 일본에서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과연 어떤 부분일까.
김인식 감독이 18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 입국, 기자회견을 한 멘트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이대호가 '오타니의 공이 평소보다 4~5㎞ 정도 빠르게 패스트볼이 들어왔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실제 경기보다 훨씬 더 잘 던지느 부분이 있다. (삿포로돔의) 전광판이 고장났을 수도 있고"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오타니는 개막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보였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 관계자들이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단, 차이점은 있다. 한국의 경우, 오타니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포크볼의 제구력에 대해 혀를 내두르는 분위기. 반면, 일본은 '개막전에서 오타니는 소위 말하는 긁히는 날이었다'는 점이다.
이날 그의 패스트볼은 150㎞대 후반을 꾸준히 유지했다. 반면, 국내리그에서는 150㎞ 중, 후반으로 던진다.
즉, 오타니가 일본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얘기다. 김인식 감독은 "너무나 훌륭한 투구를 했다. 그런 식으로 던지면 쉽게 공략하긴 힘들다. 일본 대표팀의 수비를 믿고 정신적인 안정감과 대표팀으로서의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오타니의 공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제구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고 했다. 물론 "개막전에서 오타니는 쾌조의 컨디션이었다. 매우 좋은 공을 던졌다. 하지만 두 번 긁히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제 일본 야구 관계자들은 오타니에 대해 잠재력은 무궁무진하지만, 현 시점에서 세밀한 약점은 있다고 파악한다. 기본적으로 패스트볼의 제구가 높다는 점, 주자가 나갔을 때 흔들리는 부분이 있다는 점 등이다.
그는 니혼햄 소속이다. 개막전은 그가 홈 구장으로 쓰고 있는 삿포로돔에서 편하게 던졌다. 한국 타선의 타격감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경기를 치르면서 한국 타자들의 타격감은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 상태다. 삿포로 돔이 아닌,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인 도쿄돔이라는 변수가 있다.
18일 한-일 양국의 연습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오타니의 실제 경기력에 대해 미묘한 온도 차가 있었다. 개막전이 '소위 말하는 긁히는 날'이었는 지, 아니면 잠재력을 폭발한 진정한 실력이었는 지 알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19일 도쿄돔에서 그의 투구를 지켜보는 것이다. 도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