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 김인식 감독도 얼굴이 상기됐다.
그의 인터뷰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과 깊은 울림이 있었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4강전에서 일본에 대역전승을 거뒀다. 0-3으로 뒤진 9회 대거 4득점,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우선 기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이런 결과도 있다. 매우 힘든 경기였지만, 9회가 끝날 때까지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며 "수세에 몰렸다가도 역전을 할 수 있는 그런 경기였다"고 했다.
그는 야구의 기본에 충실했다. 그리고 때를 기다렸다. 결국 9회 드라마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2006년 WBC 때 극적인 승리와 이번 승리를 비교한다면'이란 질문에 "선발 오타니의 경우 맞추기도 굉장히 힘들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며 "더 이상 실점하면 안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투수운용을 했고, 그것이 잘된 것 같다. 2006년에도 극적으로 승리했지만, 오늘이 더 극적이다"라고 했다.
대타 작전도 훌륭했다. 9회 오재원과 손아섭을 연속으로 대타로 기용했고, 결국 성공했다. 그는 "손아섭의 경우 찬스가 나면 쓰려고 했다. 하지만 좀처럼 기회가 나지 않았다. 9회 오재원과 손아섭, 누구를 먼저 대타로 쓸 지에 대해 고민했고, 오재원을 먼저 내보내고, 손아섭을 두번째로 내보낸 게 주효한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결승에 진출했다. 21일 오후 7시 나머지 준결승전 멕시코-미국전의 승자와 일전을 벌인다. 김 감독은 "무조건 이기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강자가 약자에게 질 때도 있다. 경기는 해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을 할 순 없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도쿄돔=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