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주최국이나 다름없는 일본이 우승을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5전 전승으로 B조 1위를 차지한 일본은 16일 8강전에서 푸에르토리코를 9대3으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런데 일본의 준결승 경기가 당초 일정과 달리 19일(목요일)에 배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회 주최측에서 각 팀에 배포한 당초 일정대로라면 일본의 준결승전은 20일(금요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르게 돼 있었다. 결승전은 21일(토요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그런데 WBSC 일본 경기 입장권 구매사이트(http://eplus.jp/sys/web/sports/premier12/index.html)에 따르면 일본이 8강을 통과할 경우 준결승은 무조건 19일에 갖는다(日本が準決勝に出場する場合 Game35の試合となります)는 공지사항이 이날 오전부터 안내가 됐다. NPB(일본야구기구)의 공식사이트에도 똑같이 공지하고 있다. 일본이 결승전에 진출하면 20일 하루를 쉬고 21일 결승전을 갖는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준결승 상대는 이날 쿠바를 꺾은 한국이다.
변경된 일정에 따라 이날 8강전에서 캐나다와 네덜란드를 각각 물리친 멕시코와 미국의 준결승전은 20일 열리게 됐다.
당초 WBSC가 마련한 경기 일정과는 다른 것이다. 21일 열리는 3-4위전과 결승전을 앞두고 일본은 무조건 하루를 쉴 수 있지만, 멕시코와 미국은 20일 준결승전을 치르고 휴식일 없이 다음날 3-4위전 또는 결승전에 출전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는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프리미어12를 주도적으로 창설한 일본이 우승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일정이 대회 개막 이전에 이미 결정된 것인지, 아니면 대회 기간 중 변경된 것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일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도록 한 준결승전 배정은 다른 국가들을 '들러리'로 만드는 꼼수 밖에 안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KBO도 15일 경기가 끝난 뒤 뒤늦게 이같은 일정변화를 통보받고 난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변경된 일정을 통보 받았다"고 확인했다.
물론 일본이 8강서 탈락했다면 준결승은 당초 일정대로 치러졌을 것이다. 즉 한국이 8강을 통과하고 일본이 탈락했다면, 한국은 20일 준결승전을 갖게 됐을 것이다. 참가국들 뿐만 아니라 팬들도 헷갈릴 수 밖에 없는 복잡한 일정을 일본이 주도해 결정해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