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호가 고민에 빠져있다.
안익수 감독이 열리는 한국 18세 이하(U-18) 대표팀은 20일부터 29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리는 '21세 이하(U-21) 베트남 친선대회'에 참가한다. 이 대회에는 안익수호를 비롯해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미얀마 U-21 대표팀 그리고 베트남 프로팀인 홍안지아라 21세 이하팀이 참가한다.
안 감독은 고심 끝에 베트남행을 결정했다. 사실 무모한 도전이기도 하다. 안익수호가 맞붙는 각국 U-21 대표팀은 2016년 리우올림픽을 겨냥한 팀들이다. 안익수호 선수들보다는 2~3살이 많다. 이 연령대에서는 나이차이가 경기력 차이로 이어진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참담한 성적만 낼 수도 있다. 한국은 20일 미얀마, 24일 홍안 지아라이와 경기를 펼친다. 준결승에 오르지 못하면 5~6위 결정전에 나선다. 준결승에 나간다면 결승 혹은 3~4위전을 치르고 30일 귀국한다.
성적 부진의 부담이 있음에도 안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안익수호는 2017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 참가는 경험 축적의 의미가 크다. 베트남에서 만난 안 감독은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나이차이는 크다. 하지만 부딪혀서 깨져야 선수들도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 온 또 다른 이유는 현실이다. 현재 안익수호는 대부분 1997년생으로 구성돼있다. 고등학교 3학년 혹은 대학교 1학년생이다. 고등학생의 경우 이 시기 몸상태가 가장 안 좋다. 사실상 시즌 휴식기다. 고등학교의 경우 6월과 7월 사이 열리는 왕중왕전이 기준이다. 왕중왕전이 끝나면 고3 선수는 팀에서 사실상 제외된다. 왕중왕전 이후 열리는 고등리그 후기리그는 1,2학년이 주축이다. 고3 선수들의 진로는 결정돼있다. 대학 진학 혹은 프로팀 입단 준비를 위해 개인 훈련에 돌입한다. 아무래도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나 몸상태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안 감독은 "국내에서 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집중도를 높이고 싶었다. 합숙 훈련과 경기를 병행할 수 있는 대회를 찾고 있었다. 때마침 베트남에서 제의가 왔다. 협회와 상의해 베트남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감독은 앞으로가 걱정이다. 안익수호 주축들은 내년부터 대학과 프로팀으로 향한다. 대학이나 프로팀은 주전경쟁이 더 심하다. 고등학교에 있을 때보다 경기를 뛰기가 더욱 힘든 환경이다. 역대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U-20 대표팀에 속한 대학교 1학년 선수들은 U리그에서 평균 45분 정도를 소화한다. 프로에 직행한 선수 대부분은 비주전으로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위해 안 감독은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미 안 감독은 7월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격주간 소집훈련'과 '5배수 선발'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도 안 감독은 "내년부터는 격주간 소집훈련과 5배수 선발 등을 통해 해당 선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호치민(베트남)=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