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은 프리미어12 대회를 앞두고 투수 3명을 교체해야했다.
삼성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은 부상이 없었지만 해외 원정 도박 의혹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대표팀에서 빠져야 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삼성 출신은 이들 3명에 차우찬까지 총 4명이었지만 3명이 빠지고 대신 심창민이 들어와 2명으로 줄었다.
윤성환은 17승으로 국내 투수 중 유희관(두산)에 이어 다승 2위에 올랐고, 안지만은 37홀드로 역대 한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세우며 홀드왕을 차지했다. 임창용도 33세이브로 최고령 세이브왕에 올랐다. 특히 안지만과 임창용은 국제경험도 풍부해 대표팀 불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들이 빠지면서 대표팀 마운드에 대한 걱정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없어도 차우찬과 심창민이 대표팀 마운드를 굳건하게 했다.
차우찬은 이번 대회에서 재발견한 국제용 투수가 됐다. 팀에서 꼭 필요한 순간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14일 멕시코전서는 1점차 승리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태양 임창민에 이어 세번째 투수로 나온 차우찬은 3이닝 동안 무려 8개의 탈삼진을 잡아내 KBO리그 탈삼진왕의 위용을 그대로 뽐냈다. 8일 일본전서 2이닝 1실점을 했던 차우찬은 팀의 8강행이 걸려있던 멕시코전서 완벽한 피칭을 함으로써 확실한 왼손 롱릴리프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심창민은 예상외의 호투를 선보였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쿠바와 가진 서울 슈퍼시리즈 2경기에서 투수 중 유일하게 등판하지 않았던 심창민은 프리미어12에서도 멕시코전까지 4경기 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부상이 있거나 밸런스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5일 미국전서 심창민은 마치 미국전을 위해 아껴놓은 비밀병기같은 활약을 펼쳤다.
0-2로 뒤진 7회초 2사 후 팀의 네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심창민은 첫 타자 브렛 아이브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2-2 동점이 된 뒤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4번 마틴과 5번 맥브라이드를 삼진으로, 6번 스클라파니를 중견수 플라이로 삼자범퇴로 막았다. 9회초엔 첫 타자 패스토니키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1루수 희생번트 뒤 1사 2루서 9번 소토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고 마운드를 이현승에게 넘겼다. 2이닝 동안 1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피칭이었다.
비록 한국은 연장 접전끝에 2대3으로 패했지만 마운드만큼은 여전히 믿음을 줬고, 거기엔 심창민의 힘찬 피칭도 포함됐다.
삼성은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빠졌지만 차우찬과 심창민이 역투를 펼쳐 마음의 짐을 덜게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