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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설련화' 지진희·이지아, 오글주의보 이겨낸 환상의 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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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타임슬림을 주축으로 환생과 남장 에피소드가 덧대졌다. 자칫 과한 설정으로 시청자의 속을 더부룩하게 할 수 있었지만 지진희와 이지아라는 '신의 한 수'로 담백하게 풀어냈다.

지난 11일 오후 2015 WBSC 프리미어12 한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중계로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한밤의 TV연예'가 잇따라 결방했고 그대신 2부작 단막극으로 구성된 판타지 멜로 '설련화'(민지은 극본, 송현욱 연출)가 방송되면서 빈자리를 메꿨다.

이야기는 이렇다. 어느 날부터 슬픈 꿈을 반복해서 꾸는 온라인 게임 CEO 이수현(지진희)은 매일 밤 그 꿈을 기다리기 시작했고 우연히 자신의 회사에서 주최한 사생대회에서 꿈속의 주인공을 그린 한연희(이지아)를 발견하게 됐다. 당시 남장을 한 채 사생대회에 참석한 한연희 역시 이수현과 마찬가지로 매일 밤 같은 꿈을 꿨다.

두 사람이 꾼 꿈은 이수현이 양산백으로, 한연희가 축영대로 등장해 인연을 만들어 갔다. 양산백은 위험에 빠진 순간 자신을 구해준 남장 여자 축영대를 찾아 나섰고 우연히 서당에서 만나면서 묘한 감정을 키웠다. 하지만 축영대는 양산백의 절친 마문재(안재현)의 정혼자였던 상황. 그럼에도 양산백과 축영대는 서로에게 연정을 품어갔다. 두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된 마문재는 자신이 사랑하는 축영대를 차지하기 혼례를 서둘렀고 축영대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절벽에서 떨어져 자결했다.

비극적인 사랑은 꿈이 전부인 줄 알았던 이수현과 한연희. 그렇지만 이는 곧 현실이 됐다. 이수현은 한연희가 여자인 줄 모르고 그에게 점점 빠져들었고 한연희 또한 이수현에게 마음이 쏠렸다. 서로에게 빠져들 때쯤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저 단순한 꿈이 아닌 전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 사람은 전생의 비극적인 사랑 대신 현생의 행복한 사랑을 꿈꿨다.

하지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이수현의 약혼녀 최유라(서지혜)의 훼방으로 또 한 번 위기를 맞는 이수현과 한연희였다. 과거의 마문재가 현재의 최유라로 환생한 것. 전생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고 싶었던 최유라는 이수현을 차지하기 위해 한연희를 죽이려 했다.

전생의 비극을 되풀이하려던 그 순간 이수현이 나타나 반전을 보였다. 이수현은 한연희를 구해냈고 두 사람의 사랑은 현생에서 이뤄졌다.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복잡한 타임슬립 전개와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 여주인공의 어색한 남장 등 '설련화'는 과도한 시도로 곳곳에서 삐걱댔다. 시청자의 손발을 오글거리게 하는 대목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를 끝까지 붙잡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지진희와 이지아의 호연이었다. '믿고 보는 로맨스'로 정평이 난 지진희가 깊은 육수를 우려냈고 '태왕사신기' 이후 두 번째 남장에 도전한 이지아가 생기를 불어넣는 조미료 역할을 담당했다. 혼란스러웠던 스토리를 안정적으로 만든 두 사람은 아름다운 판타지를 완성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선보인 지진희와 이지아.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좀 더 오랫동안 보고 싶어졌다.

한편, '설련화'는 꿈속에서 천 년 전 사랑을 다시 만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지진희, 이지아, 서지혜, 안재현 등이 가세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