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스스로 꺼버리지 않길 바라며."
'그녀는 예뻤다'이 전한 메세지, 이 세상 모든 '빼꼼이'들을 향한 따뜻한 외침이었다.
지난 11일 MBC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가 16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김혜진(황정음)은 동화작가의 꿈을 이뤘으며, 지성준(박서준)은 모스트 코리아 편집장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결혼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또한 민하리(고준희)는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다시 호텔리어가 됐다. 하리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김신혁(최시원)은 자신의 신작에 '짹슨'을 향해 고마움을 전하며 자유로운 소설가로서 삶을 이어갔다. 결말은 꽉 닫힌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미국으로 떠났던 성준은 본사 일을 정리하고 1년을 채우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성준과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하던 혜진 앞에 깜짝 등장한 성준은 이미 한국에서 머물 곳과 일할 곳까지 구했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성준이 머무는 곳은 혜진의 본가, 또 새 직장은 모스트 코리아였다. 부편집장에서 편집장이 된 지성준은 팀원들에게 혜진과 자신의 사진이 담긴 결혼식 청첩장을 돌려 모두를 놀라게 했다.
'빼꼼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첫 동화책을 발간한지 1년 후, 혜진은 스스로를 작가라고 칭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어엿한 동화작가로 활약하고 있다. 그녀의 곁에는 다정한 남편 성준이 있다. 1년 후 두 사람이 소풍을 떠나는 모습이 드라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일과 사랑, 모두 성공을 거둔 혜진 얼굴에 행복이 가득했다.
'그녀는 예뻤다'가 전하고자 했던 메세지는 결국 모든 빼꼼이들을 향한 외침이었다. 혜진과 성준은 어린 시절 르누아르의 그림 속 춤추는 남녀가 아닌, 구석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빼꼼이에 주목했다. 혜진과 성준에게는 좀처럼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이 빼꼼이가 주인공이었다.
이날 방송 말미 혜진은 "예전엔 어쩌면 영화나 드라마 속에만 주인공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스스로를 조연으로 단정 지었던 건 내 자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혜진은 못난 외모 탓에 스스로를 감추고 자신을 작게 여겼다. 과거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녀였기에 더욱 현재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첫사랑 성준 앞에 나설 자신이 없어 친구 하리를 대신 내보냈고, 잡지에 글을 쓸 기회가 왔을 때는 "저 같은 게 어떻게"라며 거절했다. 늘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지만, 언제나 남들 뒤에 서 있었던 그녀였다.
하지만 모스트 코리아에서 성준과 다툼 속에 의욕을 불태우고, 신혁의 따뜻한 응원에 용기를 내고, 하리의 모습에서 자극을 받으면서 혜진은 점차 변화해 갔다. 현실에서 이뤄지기 힘들다는 첫 사랑이 동화처럼 이뤄지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동화책까지 펼쳐냈다. 혜진은 이제 자신의 삶에서 당당한 주인공이었다.
'그녀는 예뻤다'는 "사람들은 현실은 동화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가끔은 아이처럼, 가끔은 바보처럼 동화 같은 세상을 꿈꿔보는 건 어떨까? 스포트라이트를 꺼버리지 않는다면, 꿈꾸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동화보다 더 동화같은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라며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스포트라이트를 스스로 꺼버리고 살아가지 않길" 바라는 혜진의 독백으로 끝을 맺었다. 모든 '빼꼼이'들을 위한 따뜻한 응워이었다.
결국 외모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황정음은 중간에 놀라운 변화로 시청자들에 반전을 선사했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다시 본래 외모로 돌아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모스트 코리아에 있을 때는 그에 걸맞게 '모스트스러운' 변화가 필요했지만, 진짜 자신의 꿈을 찾은 혜진은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성준은 그녀의 외모와 상관없이 그녀를 사랑했고, 동화작가라는 직업에서 외모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녀는 계속 예쁠 필요는 없었다. 자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를 환하게 밝힌 혜진은 충분히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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