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은 11일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대회 조별예선 2차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10대1 9점차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0-1로 끌려가다 7회 이대호의 역전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8회 6안타를 집중시켜 대거 5점을 뽑았다. 사실상 8회 빅이닝으로 승부의 추는 한국 쪽으로 확 기울었다. 그런데 태극전사들은 눈에 불을 켜고 9회 마지막 공격에 임했다. 정근우가 2타점, 이용규가 1타점을 보탰다. 정말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악바리 처럼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 일본에 0대5로 졌다. 그 완패로 분위기만 다운된 게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조별예선을 통과한 후 8강 이후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따라서 조별예선에선 치열한 순위 싸움이 불가피하다. 물고물리는 접전이 자주 일어나게 돼 있다.
아니나 다를까 두 경기씩을 치른 현재 한국이 속한 B조에선 4팀(한국 미국 멕시코 베네수엘라)이 나란히 1승1패를 거뒀다.
미국은 도미니카를 11대5로 대파한 후 멕시코에 5대7로 졌다. 멕시코는 베네수엘라를 6대4로 제압한 후 일본에 5대6으로 졌다. 베네수엘라는 멕시코에 4대6으로 졌지만 미국을 7대5로 제압, 1승1패가 됐다.
그런데 이 1승1패의 네 팀은 순위가 전부 다르다. 한국은 3위다. 미국이 2위이고, 멕시코가 4위, 베네수엘라가 5위다.
동률일 때 순위 산정 방식은 이렇다. 우선 동률팀 간 경기에서 승리한 팀이 우선한다. 둘째는 팀성적지표 (Team's Quality Balance)가 높은 팀이 앞선다. TQB는 득실차라고 보면 쉽다. 산술 공식은 (총득점/총이닝)-(총실점/총이닝)이다. 셋째는 팀성적지표-자책점(TQB-ER)차가 높은 팀, 넷째는 동률팀 간 경기에서 타율이 높은 팀 그리고 마지막이 동전던지기다.
한국(0.203)이 현재 순위에서 미국(0.275)에 밀리는 건 TQB 때문이다. 미국은 두 경기에서 16득점 12실점했다. 반면 한국은 10득점 6실점했다. 미국이 더 많은 득점을 한 게 TQB에서 이득을 본 것이다. 멕시코와 베네수엘라는 한국 보다 TQB에서 밀렸다. 멕시코가 베네수엘라 보다 앞선 건 맞대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은 조별예선 3경기에서도 득실차를 잘 관리하는게 승패 다음으로 중요할 수 있다. 이길 때는 다득점으로 승리해야 좋다. 반면 질 경우는 점수차가 적을수록 나중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주장 정근우가 9회 타석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큰 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용규의 마지막 팀 10번째 타점도 소중했다. 이날 정근우 이대호 김현수가 3타점씩 올렸다.
타이베이(대만)=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