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등 뒤에서 자신들을 지켜보는 시선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나보다. 몸이 풀리며 집중력이 극대화되고 있다. 예비 메이저리거들, 그들의 방망이가 뜨겁다. 이틀 연속 대폭발하며 프리미어12 대표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대표팀은 12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B조 예선 3차전에서 타선이 대폭발하며 13대2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일본과의 대회 개막전 0대7 패배 이후 2연승. 예선 통과가 유력해졌다.
고무적인 것은 일본전 무득점, 2차전 도미니카공화국전 6회까지 무득점으로 신음하던 타선이 2경기 연속 대폭발 했다는 것이다. 도미니카공화국전 마지막 3이닝 10점을 뽑아내더니 베네수엘라전에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타자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전 MVP는 황재균(롯데). 솔로포 2방 포함, 4안타 경기를 했다. 1회 적시타까지 포함해 타점 3개, 득점 2개로 만점 활약이었다. 홈런 2개 모두 상대 변화구를 제대로 노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원함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두 타석 연속 변화구 대응 홈런. 그만큼 타격감이 좋다는 뜻이다. 이날 경기 초반 송구 실책으로 잠깐 지옥에 다녀왔지만, 이후 천당행 티켓을 스스로 끊으며 향후 활약을 더욱 기대케 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 7회 역전 투런포로 대표팀의 막힌 혈을 뚫었던 4번타자 이대호(소프트뱅크)도 베네수엘라전 1타점 적시타와 볼넷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2-0으로 리드하던 1회 무사 2루 상황서도 욕심내지 않고 중견수 우측 깊은 플라이 타구로 2루주자를 3루로 보내는 팀배팅까지 해냈다. 이 주자가 황재균의 1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초반 한국이 베네수엘라를 압도할 수 있었다.
김현수(두산) 역시 1회 무사 1, 2루 찬스서 선제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도미니카공화국전 때렸던 시원한 우중간 3루타와 같은 코스로 타구가 날아갔다. 홈런이 안된 것이 아쉬웠을만큼 잘맞은 타구. 김현수도 이날 2안타 3타점으로 화끈한 방망이 실력을 보여줬다.
손아섭은 이날 경기 중 소속팀 롯데가 포스팅 신청 날짜를 16일로 확정했다고 발표해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경기. 손아섭은 1회 무사 1루 찬스서 기습 번트 안타로 찬스를 이었다. 5회 희생플라이로 타점도 1개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도 수많은 해외 스카우트가 대표팀 경기를 관전했다. 조국의 승리가 최우선인 건 당연하지만, 특별한 도전을 하는 몇몇 선수들에게는 타석 뒤 시선이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을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