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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체 아닌 슈틸리케호, 첫 화두는 '컨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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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엔 변수가 춤을 춘다.

한 시즌 내내 동고동락하는 프로 리그 팀과 달리, A매치를 준비하는 대표팀은 짧은 훈련 기간과 뜻하지 않은 부상, 컨디션 문제 등 변수가 더 많다. 대표팀 사령탑들이 소집명단을 일찌감치 발표하고도 예비명단 등 '경우의 수'를 만들어 놓는 이유다.

9일 수원에서 소집한 슈틸리케호는 '완전체'가 아니었다. 23명의 소집 명단에서 6명이 빠져 있었다. 9일 새벽(한국시각)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에 나선 손흥민(23·토트넘)과 이청용(27·크리스탈팰리스),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활약 중인 구자철(26) 지동원(24·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28·도르트문트), 포르투갈에서 뛰는 석현준(24·비토리아)은 미얀마전을 이틀 앞둔 10일 A대표팀에 합류한다. 첫 훈련에 모습을 드러낸 기성용(26·스완지시티) 김진수(23·호펜하임)가 9일 귀국해 곧바로 A대표팀에 합류한 게 그나마 소득이다.

K리거들의 몸도 '천근만근'이다.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체력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K리그 클래식 조기 우승을 확정 지은 전북 현대 소속의 권순태(31) 김기희(26) 이재성(23)은 하루 전 제주 원정에서 혈투를 치렀다. 빗속에서 포항전을 치르고 온 윤영선(27) 황의조(23·이상 성남) 역시 풀타임을 뛰었다. K리그와 마찬가지로 시즌 끝물인 일본 J리그의 김창수(30·가시와) 정우영(26·고베),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영권(25·광저우 헝다) 장현수(24·광저우 부리)의 체력도 넉넉한 편은 아니다. 중동 무대에서 활약 중인 곽태휘(34·알 힐랄) 남태희(24·레퀴야) 한국영(25·카타르SC)은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으나, 장거리 이동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한다.

1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미얀마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5차전은 결국 '컨디션'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서로 다른 23명의 컨디션을 어떻게 뭉쳐 시너지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61위 미얀마(한국 48위)의 기량은 한국에 비해 한 수 아래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의 종착점은 2차예선이 아닌 본선이다. 최종예선으로 가는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만큼, 내부 경쟁을 통해 본선으로 갈 수 있는 힘을 찾아야 할 시기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에도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완벽한 내용'을 만들기 위한 첫 과제는 모든 선수가 전술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의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리그 일정과 장거리 이동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며 "짧은 기간이지만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슈틸리케호는 마지막 주자인 박주호와 석현준이 합류하는 10일 오후에야 비로소 완전체가 된다. 미얀마전 당일인 12일을 제외하면 주어진 시간은 단 이틀 뿐이다. 과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틀 안에 '컨디션 조절'이라는 첫 변수를 넘어설 수 있을까.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