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재팬'과 오타니 쇼헤이(니혼햄)가 태극전사들의 전의에 불씨를 댕긴 것 같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 대회 개막전에서 라이벌 일본에 0대5 완패를 당했다. 또 상대 선발 오타니에게 6이닝 10탈삼진으로 꽁꽁 묶였다.
주장 정근우(한화)를 중심으로 태극전사들이 일본 삿포로에서 한 자리에 모였다.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
중심 타자 김현수가 선수단 미팅의 분위기를 대표로 전달했다.
그는 "1라운드가 일본전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다. 대만에서 반드시 이겨서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면 다시 붙을 기회가 온다. 꼭 올라가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일본 적지에서 한마디로 완패를 당했다. 누가 보더라도 사무라이 재팬이 한국 보다 한 수 위 실력이었다.
김현수는 "개인적으로 실망했다. 경기를 본 분들도 실망이 컸을 것이다. 일본전 완패가 앞으로 우리에게 약이 되어야 한다. 약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9일 일본 삿포로에서 두번째 격전지 대만 타이베이로 이동했다. 여기서 이번 대회의 남은 조별예선 4경기를 치르게 된다. 상위 4팀에 들어야 8강에 오르고 그걸 이겨야 일본 도쿄로 이동해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치를 수 있다.
당장 11일 오후 7시(한국시각) 도미니카공화국과 2차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일본전 패배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빨리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도미니카전 승리가 가장 좋다. 만약 도미니카전까지 질 경우 2패로 8강 진출과는 더 멀어지게 된다. 나머지 3경기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 타자들은 아직까지 오타니의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147㎞까지 찍은 포크볼의 잔상이 머리 속에 선명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표 선수들이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최고 A급 투수의 공을 봤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만날 도미니카, 베네수엘라, 멕시코, 미국에 오타니를 능가할 구위의 투수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엔 빅리그 40인 로스터에 들어간 선수들은 차출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차출에 협조하지 않았다.
김현수는 "타석에 들어갈수록 오타니의 빠른 공에도 적응이 됐다. 앞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도 "우리 선수들이 비록 첫 경기에서 졌지만 오타니 공을 빼려 봤다는 게 (다른 투수들과의 대결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태극전사들은 일본에 완패를 당하면서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생채기가 났다. 김인식호에 더 강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적당한 긴장이 집중하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타이베이(대만)=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