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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최용수 분노, 살려고 발버둥치는 수원 밥그릇 빼앗는 재단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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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비상식적인 경기장 운영으로 비난받고 있다. 최대 피해자는 수원 구단이며 서정원 감독이다.

올 시즌 수원의 성적을 보면 피해를 알 수 있다. 수원은 원정(2패)보다 오히려 안방(6패)에서 승률(58.8%)이 떨어진다. 서 감독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갑질'에 대한 서러움을 토로했다. "안타까운 일"이라며 운을 뗀 서 감독은 "수원 시민과 경기도민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빅버드라고 생각한다. 그런 곳이 안타깝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경기장이 무엇을 하는 경기장인지 순서를 먼저 판단했으면 좋겠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월드컵경기장은 축구를 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또 "빅버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장이 됐다.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메이저대회를 모두 개최한 경기장이 됐다. 내가 있으면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재단의 횡포는 서 감독의 입을 통해 낱낱이 밝혀졌다. 서 감독은 "운동장이 음악회를 해서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지만 시간이 흐른 뒤 잔디가 입혀졌다. 홈팀이라 연습경기를 하려고 했는데 거절을 당했다. 훈련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특히 경기 전날 잔디가 망가진다고 해서 훈련을 거절당했는데 프리마켓이 열려 잔디가 더 상해있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핑계라고 할 수 있겠지만, 올 시즌 홈에서 원정보다 더 많이 패했다. 변명일 수 있겠지만 홈에서 우리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전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서 감독의 격정토로에 공감했다. 최 감독은 "애석하게 생각한다. 프로스포츠에 대한 인식 부족이 안타깝다. 축구는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가치를 누릴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돼야 한다. 우리가 얼마나 힘드냐. 구단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전형적인 갑질"이라고 비난했다.

K리그는 유럽리그와 달리 기형적인 구조다. 흑자를 내는 구단이 없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다. 쉽게 말해 구단이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구단이 아닌 지자체에 묶여있는 경기장 독점 운영권이다. 구단 주수입원 중 하나인 광고 하나를 유치해도 100%의 순매출을 올릴 수 없는 것이 한국 프로축구의 현실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K리그 구단들은 '공짜표 없애기', '선수 연봉 공개', 'K리그 세일즈 아카데미' 등 구단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동종 업계 광고를 유치해 단가를 떨어뜨리고, 기존 광고마저 떨어져 나가게 하는 독점 상업권을 침해하는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횡포는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 치는 수원 삼성의 밥그릇을 빼앗는 일이다.

더 이상의 싸움은 불필요하다. 두 감독이 바라는 점이다. 서 감독은 "이 문제가 긍정적으로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염태영 수원 시장님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님이 옳은 판단을 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 감독 역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원만하게 유연성을 발휘해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규택 사무총장은 "2004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의 모든 광고 사용권에 대해 수원 삼성이 일괄적으로 맡아달라고 지난 10여 년 동안 3~4차례의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수원에서는 광고 효과와 판매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맡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수원 측은 "현실성 없는 제안이었다. 어떤 부분까지 운영권을 넘겨받을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요구했는데 번번이 답이 없었다. 지난해 추진되던 일도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개인사로 인해 유야무야 됐다"고 항변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