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문제는 없을까.
'국민MC' 유재석이 출연료 지급 소송에서 패소해 충격을 주고 있다. 유재석과 김용만은 전 소속사 스톰이엔에프 채권자들인 SKM 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공탁급출급청구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전 소속사 스톰이엔에프가 폐업,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했으므로 하도급거래법에 따라 방송사가 직접 출연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연예활동으로 인한 모든 수익금은 원칙적으로 소속사가 받은 뒤 사후 정산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속계약 내용을 근거로 이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소식이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이 문제가 유재석 개인의 것 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상 출연료 미지급 논란은 유재석 뿐 아니라 수많은 연예인들에게 끊임없이 벌어졌던 문제다.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하고도 모델료를 받지 못하거나,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제작사 재정 문제로 출연료를 받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소속사와의 게약, 혹은 소속사 재정 상태로 정산 한번 받지 못하거나 정산상 불이익을 당한 케이스도 부지기수다. 이런 이들에게 유재석의 소송이 갖는 의미는 컸다. 소속사, 혹은 제작사가 없어졌더라도 자신이 일한 정당한 댓가를 받을 수 있는 선례로 남을 수 있었기 때문.
아직 유재석 측은 이번 소송 패소에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유재석의 소송 뿐 아니라 연예인들에 대한 대금 지불 논란은 매번 이어졌던 문제다. 그런데 이번 소송 결과로 연예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환경이 열악하다는 게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논란 같은 건 내부적인 문제일 수 있겠지만, 소속사와의 문제가 생겼을 때 일한 댓가를 누구에게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건 문제다. 그리고 이를 악용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돈 잘버는 연예인을 데려와 상장과 제작에 이용하는 케이스가 생길 수 있고 그렇다면 유재석과 같은 피해자는 계속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소속사의 경제적 안정성을 제일 먼저 고려하지 않겠나. 유재석과 같이 이름 있는 연예인의 경우엔 대형 기획사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1인 기획사 설립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홍보 및 매니지먼트 등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간편하게 대형 기획사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제로썸 게임이 되지 않겠나. 대형 기획사는 기획사대로 스타를 잡으려 혈안이 되고, 스타들도 그 안에서 조건 따지느라 바빠질 것이다. 이틈에서 유명하지 않은, 신인급 연예인들은 제대로 케어받을 수 있는 소속사를 구하기 조차 어려워지고 중소형 기획사들의 운영도 난감해질 수 있다. 결국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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