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경질 위기에 몰린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의 후임으로 파비오 카펠로 전 러시아 대표팀 감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주장 존 테리(35)의 의향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 메르카토는 3일(한국 시각) "카펠로는 잉글랜드에서 새로운 도전에 임할 준비를 끝냈다. 테리는 그를 원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첼시의 현 주장이자 원클럽맨인 테리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도 긴밀한 관계다. 그 영향력은 이미 어지간한 감독들을 뛰어넘는다고 평가된다. 텔레그래프 등 일부 언론은 무리뉴 경질시 차기 감독으로 긱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테리를 꼽았을 정도다.
차기 감독 선임에도 테리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다. 카펠로 전 감독이 최근 무리뉴 현 감독의 대체자로 급부상한 것은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카펠로는 지난 2012년 테리가 리오 퍼디난드를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에서 주장직을 박탈하자 '주장 선임은 감독 권한이며, 대표팀 주장은 테리'라며 맞서다가 자진 사임한 바 있다.
테리는 지금도 '무리뉴 경질설'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BBC라디오는 '무리뉴를 위해 승리하느니 차라리 패하는 게 낫다'라는 익명의 첼시 주전 선수의 발언을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 발언의 주인공을 테리로 보고 있다. 테리는 이미 올시즌 초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31)와 함께 무리뉴 감독에게 '항명'했다고 보도된 바 있다.
테리의 '감독 경질설' 또한 처음이 아니다. 과거 클로드 마케렐레(42)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2007년 무리뉴를 쫓아낸 사람은 테리"라고 밝힌 바 있으며,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전 감독 또한 테리와의 충돌 끝에 물러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올시즌 EPL에서만 벌써 6패를 기록중이다. 여전히 리그 15위다. 최근 성적은 캐피털원컵을 포함해 3연패. 무리뉴 감독은 1주일내 경질될 것이라는 설이 무성하다.
만일 카펠로 감독이 첼시로 부임할 경우, 지난 2006-07시즌 레알 마드리드 이래 8년만의 클럽팀 복귀다. AC밀란, AS로마,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던 카펠로는 최근 잉글랜드와 러시아 대표팀을 지도했었다. EPL 감독 경험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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