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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김세진 감독, V리그 1R 1위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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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이 V리그 1라운드 1위에 등극했다.

OK저축은행은 5승1패(승점 15)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1라운드와 같은 성적이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의 전략은 '겸손'이었다. 시즌 개막 전까지 외국인 공격수 수급에 애를 먹었고,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연습경기조차 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우승을 했다고 해서 명문 팀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몸을 낮췄다.

베일에 가려진 건 타팀에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에게는 불안함으로 작용했다. 때문에 김 감독은 시계를 제로 베이스로 맞췄다. 김 감독은 "기본으로 돌아갔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 했다는 자만심 때문에 자기 기술만 가지고 경기를 하더라.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사령탑 3년차다. 2013~2014시즌 감독 데뷔 때도 베테랑 감독 못지 않은 여유를 보였던 김 감독은 이제 한 팀의 수장은 '지도자'가 아닌 '관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프로가 된 선수들에게 기술을 알려주는 시대는 지났다. 선수들의 심리적인 상태를 얼마나 잘 활용할 줄 아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관리자로서 빛을 발한 순간이 있었다. 24일 우리카드전에서 패한 뒤였다. 김 감독은 25일 선수들에게 가볍게 몸만 푼 뒤 휴식을 부여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례적이었다.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내 욕심 때문에 선수들을 너무 닦달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매번 다짐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팀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효과는 만점이었다. 감독이 권위를 버리고 선수들의 눈높이를 맞추자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이는 효과가 일어났다. OK저축은행이 남자부가 춘추전국시대로 흐를 수 있다는 예상을 깰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겸손 속 강한 자신감이 피어오른다. 무릎 수술 이후 '괴물' 시몬이 빠르게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몬은 6경기에서 57.78%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퀵오픈은 68.18%로 1위에 올라있다. 김 감독은 "시몬이 생각보다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비시즌 동안 호흡을 맞춰보지 못해 떨어졌던 감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되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2라운드 돌입 전 고비가 나타났다.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이 문제다. 얼마만큼 빨리 회복하느냐에 따라 시즌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