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8개월 공백에도 믿기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17세 이하 월드컵이 열린 칠레를 찾았던 바르셀로나 유소년 총감독과 잉글랜드 맨시티, 첼시 관계자가 '코리안 메시' 이승우(17)를 향해 쏟아낸 극찬이었다.
이승우의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3일 "칠레에서 유수의 클럽 관계자들과 식사를 했었는데 승우의 경기력에 놀라더라. 2년8개월이란 공백에도 믿기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승우는 2013년 2월부터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만 18세 미만 선수 영입 규정을 어긴 바르셀로나의 징계 대상에 포함됐다. FIFA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는 D-데이는 만 18세가 되는 내년 1월6일이다.
실전 감각 저하는 당연했다. 징계기간 바르셀로나 후베닐 A와 B팀(2군)에서 훈련만 했지 경기를 뛰는 것은 금지돼 있었다. 그러나 이승우는 달랐다.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출중한 감각을 뽐냈다. 이승우가 경기 감각을 되살리는데는 대한축구협회 관리의 영향이 컸다. 이승우는 지난 4월부터 안익수 감독의 부름을 받아 18세 이하 대표팀에서 훈련과 수원JS컵 출전을 병행했다. 또 지난달에는 17세 이하 대표로 수원컨티넨탈컵을 뛰었다. 특히 미국 전지훈련에서도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고, 결전지 칠레 현지에서도 한 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다.
이승우가 다시 뛴다. 지난달 31일 귀 수원 할머니댁에 머물고 있는 이승우는 5일 오전 스페인으로 돌아간다. 이승우가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에이전트 클라베로 파우와 미팅을 갖는다. 이승우의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에이전트와 얘기가 끝나면 주제프 마리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회장과 미팅이 잡혀있다. 승우의 밝은 미래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내년 1월6일 이후 후베닐 A와 바르셀로나 B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바르셀로나 B 감독은 성적 때문에 승우의 합류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 그런데 후베닐 A에서도 승우가 뛰어주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후베닐 A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컵에 출전한다. 승우도 후베닐 A에서 친구들과 함께 UEFA 유스컵에 출전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승우의 미션은 바르셀로나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 동안 공백이 컸다. 이제 승우가 바르셀로나에서 뭔가를 보여주고. 역할을 해줘야 할 때"라고 했다.
바르셀로나 1군 승격에 대해서는 조급하지 않다. 이 관계자는 "승우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2~3년 안에 천천히 배우면서 올라갈 것이다. 단계를 밟는 것이 승우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좋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