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그야말로 대(大) '먹방'의 시대다.
올해 예능 트렌드를 단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힐링, 연애, 육아 등 매번 달라지는 예능 트렌드의 흐름 속에서 '음식'이라는 코드가 올해 방송가를 완전히 점령했다. 'TV만 틀면 먹고 있다'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신드롬에 가까운 '푸드 예능'의 인기 속에서 각 방송사는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 되는 푸드 예능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tvN '집밥 백선생', '수요미식회', SBS '3대천왕', 올리브TV '올리브쇼' '테이스티 로드' '오늘 뭐 먹지?' '비법', SBS 플러스 '강호대결 중화대반점', KBS Joy '한끼의 품격',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식신로드', 채널A '구원의 밥상' ,TV조선 '인스턴트의 재발견 간편밥상', MBC '찾아라! 맛있는TV' 등 현재 방송 중인 푸드 프로그램만 해도 그 수가 어마어마 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예능계의 대부 이경규 또한 MBN '외식 9단'(11월 중 첫 방송)으로 쿡방 예능에 뒤늦게 뛰어 들었고, 쿡방 예능의 강자 tvN과 올리브가 손을 잡고 새 예능 '아바타 셰프'(11월 11일 첫방송)를 출격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왜 시청자는 이런 '푸드 예능'에 열광하는 걸까. 영국의 유명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인이 '먹방'과 '쿡방'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푸드 칼럼리스트 황교익의 말을 인용해 '한국 사람들이 식사를 여유롭게 즐길만한 시간이 부족해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서라도 간접적으로라도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화평론가 하재근은 "식욕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다. 이런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당연하다. 또한, 현대인들이 바쁜 생활과 어려운 주머니 사정 등에 치여 레저나 문화 생활을 즐길 여유가 부족해 TV에서 보여지는 요리법을 통해 만족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런 '푸드 예능 신드롬'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미 푸드 예능은 포화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만 틀면 먹어대는' 열풍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는 시청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이 "이제는 먹방을 보는 것이 지겹다" "특별할 것 없이 매번 똑같은 먹방 예능의 반복이다" "출연진도 겹치고 포맷도 비슷하고 같은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얘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드 예능 신드롬'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는 어느 정도의 시청률과 화제성이 보장되는 푸드 예능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 또한,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잘 먹고'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계속 높아질 지언정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방송가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