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3차전. 결정적인 번트 2개로 두산이 웃었다
우선 2-1로 앞선 5회말 무사 1,2루. 3번 민병헌이 상대 '100% 번트 수비 시프트'를 뚫고 보내기 번트에 성공했다. 삼성 선발 클로이드의 4구째를 포수와 3루수 투수 사이 공간에 떨어트렸다. 순간 삼성 박석민은 3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김상수에게 송구를 하려다 포기했다. 늦었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양의지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3-1.
6회말 1사 1루에서는 김재호가 기습 번트를 댔다. 삼성 내야수들이 정상 위치에서 수비한 것을 확인한 뒤 타석에 서자마자 3루쪽으로 번트를 댔다. 당시 박석민은 1루 송구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 공을 잡지 않았다. 파울 라인 밖으로 나가기만 기대하고 지켜봤다. 하지만 타구는 3루 베이스에 맞았다. 1사 1,2루가 되는 순간이다. 두산은 여기서도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가며 삼성 2루수 나바로의 실책을 틈 타 2점을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김재호의 기습 번트 시도가 올해 처음이라는 점이다. 그는 벤치 작전에 이은 보내기 번트 시도 횟수는 많지만 이런 플레이를 올 정규시즌과 앞선 포스트시즌에서 한 적이 없다. 김재호도 경기 후 "올해 처음 시도해 봤다. 수비들이 뒤에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운 좋게 안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력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벌써 포스트시즌 12경기를 했고, 김태형 두산 감독도 "포수(양의지)와 유격수(김재호)가 포지션 특성상 많이 지쳤을 것"이라고 했지만, 괜찮다고 오히려 취재진을 안심시켰다. 김재호는 "2년 전에는 정말 매 경기가 힘들었다. 혈투를 벌이다 보니 한국시리즈 2차전이 끝나고선 다들 지쳐 버렸다"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체력적으로 문제 없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