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2승1패. 이제 4차전이다.
두산은 1승만 더 거두면, 3승1패. 사자군단을 막다른 길목에 몰고 갈 수 있다. 삼성은 에이스 피가로를 1차전에 이어 사흘 만에 출격시킨다. 반격에 성공한다면 체력을 비축한 삼성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4차전 키 포인트는 세 가지다.
▶피가로의 부활 확률
피가로에 대한 시선은 삼성과 두산이 엇갈린다.
삼성 입장에서는 1차전에서 피가로의 컨디션이 부진, 한국시리즈의 낯설음 등이 나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반면 두산은 피가로가 부상을 당한 뒤 투구 밸런스 자체가 무너져,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한 관계자는 "3회 구속을 올렸는데도, 공 자체가 밋밋했다. 즉, 구위 자체가 떨어진 상태다.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4차전 실전에서 어떻게 던지는 지 보면 안다. 피가로의 호투 여부는 이번 시리즈 최고의 변수로 떠올랐다.
세 명의 핵심 투수가 빠진 삼성 입장에서는 에이스 피가로가 두산의 니퍼트급 활약을 해줘야 시리즈에서 기선을 잡을 수 있다. 2013년의 대 역전극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무너진다면, 삼성의 5연패는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현호와 삼성 타선
두산의 선발은 이현호다. 140㎞대 후반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다.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다. 게다가 멘탈이 매우 좋다. 큰 무대지만, 이현호는 긴장하지 않는다. 배짱이 두둑하다.
문제는 컨트롤이다. 소위 긁히는 날에는 공략이 쉽지 않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제구가 흔들리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상대는 산전수전을 겪은 삼성 타선이다. 2, 3차전에서 니퍼트와 장원준의 호투에 침묵했지만,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타선이다.
삼성 타선이 폭발하면 두산 입장에서는 곤란하다. 확실한 중간계투가 없기 때문이다. 곧 경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누가 실책할까
1차전 오재일의 뼈아픈 1루 포구 미스.
7회 8-7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던 두산은 2사 이후 투수 앞 땅볼 상황에서 투수 이현승의 송구를 오재일이 놓쳤다. 결국 2점을 헌납했다. 결국 삼성은 9대8로 역전승.
3차전 6회 1-3으로 뒤진 삼성은 나바로의 1루 송구미스가 뼈아팠다.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이 2점을 헌납하며 1-5로 벌어졌다.
삼성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두산의 약한 뒷문을 공략하기 위해 점수차를 최대한 좁혀야 하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나바로의 실책으로 추격의 끈은 사실상 완전히 끊어졌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결정적 실책들이 많이 나온다. 4차전에서도 호수비와 실책이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피가로가 선발이지만, 부담감이 많은 등판이다. 이현호 역시 한국시리즈 선발은 처음이다. 난타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삼성과 두산은 중간계투진이 좋지 않다. 결국 절체절명의 순간, 어떤 수비를 하느냐에 따라 흐름 자체가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경기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